라라비아타
증오가 사랑으로 바뀌는 마법 같은 순간
지중해의 아름다운 섬 소렌토와 나폴리를 오가는 뱃사공 안토니오는 순수한 열정을 지닌 청년이다. 어느 날 평소 흠모하던 라우렐라와 단둘이 배에 올라 두 사람만의 여정을 시작하게 된다. 부친의 폭력으로 인해 몹쓸 병까지 얻은 어머니의 삶을 보았기에 라우렐라의 마음은 남자에 대해 불신으로 가득하고, 그런 그녀를 열렬히 사모하는 안토니오는 자신에게 냉담한 그녀가 야속하기만 하다. 애써 마음을 달래보지만, 손바닥으로 따가운 지중해의 햇빛을 가릴 수 없듯이, 라우렐라를 향한 마음을 주체할 수가 없는 그는 폭풍 같은 고백을 쏟아낸다. 그러나 고집쟁이 아가씨 라우렐라가 보인 당찬 반응에 안토니오는 눈이 휘둥그레진다.
에메랄드 보석을 뿌려놓은 듯 반짝이는 아름다운 바다 한가운데서 증오심이 돌연 사랑으로 바뀌는 감정 변화의 묘사가 압권이다. 파울 폰 하이제는 연구보조금을 받아 1년간 이탈리아 여행을 했는데, 그 당시 경험을 토대로 이탈리아의 문화와 미적 세계를 배경으로 한 단편을 다수 집필했다. 그의 또 다른 대표작 〈카프리 섬의 결혼식〉 역시 이탈리아 카프리 섬이 배경이다. 1855년에 출판된 이 작품은 파울 폰 하이제 최초의 단편소설이자 최고의 작품으로 평가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