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위해서 살아있습니다
셉션 그룹 회장의 아들인 서단은 어릴 적부터 아버지의 외도를 목격하고 자신을 아들이 아닌 그저 그룹의 후계자로써 대하는 것에 대해 마음을 닫고 차가운 소년으로 성장하게 된다. 어느 날 그의 유일한 정신적 지주였던 어머니가 의문의 뺑소니 사고를 당하게 되어 돌아가시자 마자 그의 아버지는 재혼을 하게 된다.
[본문 발췌]
단은 의자에 목을 뒤로 걸치며 천장을 응시했다. 단은 생각을 정리할 시간조차 없이 급박하게 끝을 보이는 결말에 과부하가 걸릴 듯 머리가 아파왔다. 피곤한 기색을 띄는 눈이 느리게 깜빡였다. 화영과 등교한 첫날 그녀를 학교에 두고 온 것이 마음에 걸렸다. 뭐, 피도 안 섞인 형식상의 남매일 뿐이었지만 왠지 모르게 자꾸만 신경이 쓰였다. 시선. 아마도 자신을 바라보던 그 시선 때문에 그는 자꾸만 그녀를 신경 쓰게 되는 건 아닌가 생각했다. 그 눈동자가 자신을 향할 때면 그는 첫 만남처럼 알 수 없는 느낌을 종종 받곤 했었다. 그건 마치 연민에 가까운 감정인 것만 같았다. 화영의 갈색 눈동자는 자신의 어머니처럼 솔직하고 올곧게 자신을 바라보았다. 첫 만남도, 그 이후로도, 오늘 등굣길에서도. 그래, 마치 자신의 어머니처럼.
- ‘[2]’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