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돌아오지 않을 것처럼
1세대 여행사진가 신미식의 열 번째 여행에세이
《마치 돌아오지 않을 것처럼》은 여행사진가 신미식의 열 번째 여행에세이이다. 서른 살에 처음 카메라를 장만한 뒤 서른한 살부터 카메라를 들고 전 세계를 돌아다니기 시작한 그는 지금까지 60여 개국을 여행하며 무려 열 권의 책을 펴내고, 십여 차례의 전시회를 열며 여행과 사진에만 빠져 살아온 사람이다. 독학으로 익힌 카메라 한 대와 단돈 19만원을 들고 파리 한복판 공중전화부스에서 첫날밤을 보낸 92년부터 열 번째 책을 펴낸 올해까지 우리나라 1세대 여행사진가 신미식의 17년 내공이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푸른 파도와 고래, 행복한 아이들의 나라 케이프타운에서 환상적인 느낌의 바오밥나무가 자라는 마다가스카르, 스코틀랜드와 파리, 인도와 몽골을 거쳐 남미 페루까지 신미식이 포착한 사람과 풍경 중에서 가장 감동적이고 특별한 것들만 뽑아 담았다.
여행본능을 불러일으키는 글과 사진
저자는 여행이란 ‘떠날 때는 마치 돌아오지 않을 것처럼 길을 나서지만 결국 제자리로 돌아와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떠나고 돌아오는 반복된 삶이 행복이었고, 감사한다’고 말한다. 바로 이것이 신미식의 여행철학이다. 일 년에 반 이상을 낯선 곳에서 낯선 사람들과 함께하며 담아낸 그의 글과 사진에는 평범한 사람들이 갖지 못하는 자유로운 정신과 에너지가 살아 있다. 그래서 그의 글과 사진은 많은 사람들을 설레게 하고 가슴 속에 숨어 있는 여행본능을 불러일으킨다. 특히 매년 빠짐없이 한두 차례씩 찾아가는 마다가스카르에서 찍은 환상적인 바오밥나무 사진들을 수많은 네티즌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며 언론의 큰 관심을 받기도 했다. 이후 아프리카의 작은 섬 마다가스카르는 많은 젊은이들 사이에서 여행하고 싶은 곳으로 꼽히고 있다. 저자는 이러한 특별한 인연으로 2007년부터 아마추어 사진가들이 자유롭게 전시할 수 있는 공간인 갤러리카페 마다가스카르를 운영하고 있다.
《마치 돌아오지 않을 것처럼》은 결국 떠나는 사람만이 인생 최고의 순간을 만날 수 있음을 일깨워주는 책이다. 현재 자신이 가진 작은 것을 포기하지 못해서 선뜻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떠났다가 돌아올 때 지금보다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음을, 가슴 속 숨어 있는 여행본능을 깨워보라고 말한다.
신미식 여행사진의 또 다른 특징은 인물사진이 많다는 것이다. 특히 아이들 사진이 많은데, 대부분 오랫동안 알아온 사이인 듯 스스럼없고 편안한 모습이다. 그는 “아무리 많은 사진을 찍어도 가슴에 남겨지는 것은 사람이다. 아무리 많은 곳을 보아도 마음에 담겨지는 것은 사람들의 표정과 몸짓이다”, “여행은 호기심이다. 여행자와 현지인들이 서로를 바라보는 미묘한 순간에 교차되는 설레는 감정을 사랑한다”라고 말한다. 누군가 그를 일컬어 “IQ는 보통인데 EQ는 500쯤 되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듯이, 그에게 여행은 사람을 만나고, 마음을 나누고, 친해지는 과정이다.
그가 마다가스카를 매년 찾아가는 것도 그곳에서 사귄 아이들을 만나기 위해서이다. 책 표지 주인공이 되어준 아이들 다음해에 다시 찾아가 책을 선물하고, 동네 아이들을 위해 영화를 상영해주고, 그리고 그들에게서 힘을 얻어 돌아온다. 이 책에 담긴 수많은 사람들은 그가 낯선 여행지에서 외로움과 고독으로 힘들 때, 아프고 두려울 때 그냥 그 존재 자체만으로 힘이 되어준 사람들이다. 그의 사진들을 보고 있으면 결국 사람은 사람에게서 희망을 찾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