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 마흔 오륜서에서 길을 찾다
마흔의 눈, 현재의 관점으로 재해석한 『오륜서』
하버드대학 MBA, 미 육사의 교재로 쓰이는 『오륜서』의 소재는 칼싸움에서 상대를 먼저 베는 검법이지만, 핵심주제는 몸과 마음을 수련해 승리에 이르는 전략과 리더십, 생존을 위한 자기수련이다. 현대인들과도 폭넓은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는 대목이지만 이러한 『오륜서』의 핵심주제를 현대인들이 제대로 교감하기란 쉽지 않다. 다소 추상적이고 은유적인 『오륜서』 원문의 내용만으로는 의미가 쉽게 와닿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저자는 시간의 간격을 뛰어넘어 과거의 지혜를 오늘날 우리의 문제로 접목하는 작업을 시도했다. 이 책은 단순한 해설이나 해제 차원을 훌쩍 넘어 『오륜서』의 내용에서 현재적 의미를 찾아 고전의 재해석이라는 관점에서 담아내 추상적이었던 『오륜서』의 한계 때문에 그간 접근이 어려웠던 현대의 독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특히 마흔을 지나 조직의 리더로서 책임감을 가지기 시작하는 우리나라 40대들이 『오륜서』에 나타난 무사시의 검의 철학, 승부의 철학, 나아가 인생의 철학을 음미하고, 인생과 비즈니스에서 진검승부를 펼치며 살아가길 바란다. 나이 마흔, 세상 일에 대한 안목이 생기고 인생의 깊이도 더해진다. 30대까지는 타고난 환경과 부모의 그늘 아래에 있는 연습게임이지만, 40대부터는 자신의 인생을 시작하고 기량을 발휘하는 본게임이 시작된다. 하지만 40대는 삶의 무게감도 비례해서 커진다. 이제부터는 연습게임의 어설픈 패기가 아니라 본게임을 대하는 안정된 자신감이 필요하다. 하지만 인생살이는 항상 어렵다. 자기 의사와 무관하게 시시각각 상황이 변하고, 변덕스런 상황은 나에게 운명으로 주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이가 들어갈수록 흔들리지 않고 중심을 잡는 마음의 평정심이 중요함을 깨닫게 된다. 『오륜서』는 이 지점에서 각별한 의미를 가진다.
『오륜서』는 검술이 아닌 병법의 철학, 승부의 철학을 담고 있고, 일정수준 연륜이 쌓여야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다. 20대, 30대는 『오륜서』의 교훈을 머리로는 이해할 수 있으되 가슴으로는 공감하기 어렵다. 세계적인 컨설팅회사인 딜로이트 컨설팅의 대표이사인 저자는 20대 신입사원에서 시작해서 20여 년간 비즈니스 현장에서 살아온 경험이 있었기에 『오륜서』 의 진정한 가치를 느낄 수 있었다고 한다. 저자가 40대 중반에 다시 접한 『오륜서』에서 깊이 공감한 점은 현실경험에 기반한 자신감과 마음의 평정심이 인생의 승리를 담보한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오륜서』가 주는 현재적 교훈의 핵심은 "인생의 승부는 마음가짐에서 결정된다"이다.
마흔이라면 이제 심리적으로 강해져야 할 때다!
마흔이라면 이제 심리적으로 강해져야 할 때다. 마흔 이후 인생의 모든 승부는 평정심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흔이라면 하드웨어, 즉 외적인 조건의 기본바탕은 어느 정도 만들어져 있다. 그런 외공에 마음의 힘인 내공이 조화를 이뤄야 비로소 리더로 인정받고 자신의 삶을 당당하게 대할 수 있다. 『오륜서』의 재해석 작업을 통해 저자는 인생의 마음가짐에 대한 두 가지 질문을 던진다. 첫째, 현실경험에 기반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가? 둘째, 흔들리지 않는 평정심을 가지고 있는가? 이 책을 통해 인생의 승부에 임하는 마음가짐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만들어지길 바란다.
인생의 승부에서 이기기 위한 첫 번째 전제조건은 치열한 현실경험에 기반한 자신감이다. 치열한 현실세계를 인정하고, 말이 아닌 실전경험을 통해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세상이 옳으냐 그르냐는 고민은 20대, 30대 초반의 청년시절에 한번쯤 거쳐간다. 그러나 40대는 다르다. 이런 세상이 존재한다는 것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면서 자신의 삶을 접목하고 성취해 나가는 시기이다. 이러한 세상과의 싸움에서 이기고 살아남는 힘은 결국 현실경험에 기반한 자신감에서 나온다. 현대의 리더십과 경영도 지식이 아니라 실천학이기 때문에 현실경험을 통해서만 배양될 수 있다. 풍부한 지식, 화려한 학벌도 겉치레에 불과하다. 경쟁력의 본질은 오직 현실경험에 기반한 자신감이다. 『오륜서』의 가장 큰 매력은 화려한 말과 그럴듯한 이론만 가득한 허황된 지식이 아니라 목숨을 건 진검승부의 세계에서 이기고 살아남은 실전 경험을 바탕으로 쓰여졌다는 점이다. 무사시의 병법은 지식이 아니라 실천학이기에 시대를 뛰어넘는 가르침이 되었다.
인생의 승부에서 이기기 위한 두 번째 전제 조건은 평정심이다. 평정심은 머릿속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몸과 마음의 수련에서 나온다. 스스로 절제할 수 있고 어떠한 상황에서라도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다면 모든 승부에서 이길 수 있다. 무사시는 승부의 중심은 몸이 아니라 마음임을 거듭 설파한다. 기술과 무기는 부차적이고 투지와 평정심이 우선이다. 이런 마음의 힘은 현대에 와서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환경이 좋아도 정신력과 투지가 부족하면 개인이건 기업이건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해서 내공, 즉 투지와 정신력만 가지고는 옥쇄는 가능해도 승리는 없다. 무사시는 무사가 무기를 사용하는 것은 외공이고, 끊임없이 정신력을 키우는 것은 내공이라고 말한다. 연륜이 쌓이고도 외공이 부족한 사람은 허술하고, 내공이 없는 사람은 천박하다. 내공과 외공이 조화를 이루어 훌륭한 무사가 되는 것은 현대인들도 기업도 마찬가지이다. 무사시가 살던 시절이나 지금이나 현실의 본질적 속성은 변한 게 없다. 무사시의 칼싸움과 마찬가지로 오늘날 현실의 삶도 진검승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