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책을 읽는다는 것, 그 오독(誤讀)의 즐거움
조선시대 여인들처럼 목숨 바쳐 사랑하고
클림트의 마지막 문장처럼 헤어지고 제인 에어처럼 자신을 잃지 않는…
연애의 반짝임과 마지막을 함께한 책 속의 그들!
모든 독서는 어떤 책의 구멍을 찾는 일이다. 그 구멍은 마치 두더지굴과 비슷하다. 저자가 책 속에 파놓은 구멍 속으로 쏙 들어가서 그 구멍과 연결된 다른 책에서 슬며시 고개를 내민다. 끝도 없는 두더지 굴처럼 우리는 책 속에서 빙빙 돌곤 한다. 결국 두더지 굴에서 장렬하게 백기를 든 저자는 ‘이해’ 대신 ‘오해’를 택했다. 같은 책을 읽어도 사람마다 느낌이 다른 것처럼 고정관념이나 틀에 박히지 않는 나만의 자유로운 해석과 다소 편향된 듯한 책 읽기의 방식은 내 멋대로 오해하며 질질 끌고 다니는 연애와 닮았다.
프로이트, 쇼펜하우어에서 파트리크 쥐스킨트, 박민규, 김애란에 이르기까지 시대와 분야를 폭넓고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약 100여 종의 책을 서가에서 꺼내고 있는 이 책의 일관된 감성은 연애다. 모든 책을 연애로 읽는다는 독특한 오독의 결과물이다.
어른의 비밀을 알려준 무라카미 류, 장미꽃을 얹은 음식의 마법을 알려준 띠따, 첫사랑에 목숨을 걸어도 좋다고 말해주는 것 같은 은희경, 차분하게 거리를 걸을 수 있게 도와준 장 그르니에, 연애의 사고 과정을 알려준 플라톤, 연애와 무의식의 관계를 알려준 프로이트 등.
때로는 떨림으로, 때로는 고요함으로, 슬픔으로, 화로, 기쁨으로 연애의 상황에서 책을 찾기도 하고, 책에서 연애를 찾기도 한다. 독자들은 책 속 상황에서 웃고, 울고, 공감하며 다뤄진 책에 대한 자연스러운 욕구를 느끼게 된다. 책 읽기에 대한 욕망의 꿈틀거림이다.
목차
목차
프롤로그 - 사적인 연애와 사적인 책 읽기의 만남 4
하나, 연애는
닮고 싶은 마지막 문장들 / 『클림트』 엘리자베스 히키, 『열정』 산도르 마라이 13
연애와 책 읽기, 이해 대신 오해를 택하다 / 『정념론』 르네 데카르트 20
연애에 대한 객관적이고도 차가운 감각 / 『사랑의 기술』 에리히 프롬, 『사랑은 없다』 쇼펜 하우어 26
연애의 철학 / 『사랑에 관하여 : 플라톤의 향연 주해』 마르실리오 피치노, 『독일인의 사랑』 막스 뮐러, 『좁은 문』 앙드레 지드 32
그때 루소를 조금만 더 자세히 읽었더라면 / 『에밀』 장 자크 루소, 『덧없는 행복-루소론』 츠베탕 토도로프 40
연애를 하면서 프로이트를 읽는 것에 대하여 / 『예술, 문학, 정신분석』 지그문트 프로이트, 『농담과 무의식의 관계』 지그문트 프로이트 46
환상과 현실 사이에서 / 『작은 책방』 엘리너 파전 51
오독과 감정의 이편과 저편 / 『책 읽는 여자는 위험하다』 슈테판 볼만 57
연애는 연극일까? / 『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 『TV 피플』 무라카미 하루키 62
둘, 감정이었다가
사랑이라는 말에 대한 그리움 / 『사랑으로 나는 : 제14회 소월시 문학상 작품집』 김정란 외 , 『이슬의 눈』 마종기 71
‘다시는 그 개새끼랑 만나지 말아야지’ 싶을 때 / 『롤리타』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피아노 치는 여자』엘프리데 옐리네크, 『채털리 부인의 사랑』 D. H. 로렌스 77
연애를 시작하면서 외로워지는 이유 / 『아주 사적인 긴 만남』 조윤석, 마종기, 『4월의 어느 맑은 아침에 100퍼센트의 여자를 만나는 것에 대하여』 무라카미 하루키 85
곡선과 나쁜 남자의 참을 수 없는 매력 / 『행복한 훈데르트 바서』 바바라 슈티프, 『햄릿』 세익스피어, 『제인 에어』 샬럿 브론테 90
지금의 내가 너무나 마음에 들지 않아서 / 『섬』 장 그르니에, 『일상적인 삶』 장 그르니에 97
외로운 사람들의 비상구, 사랑 / 『금오신화』 김시습, 『거미여인의 키스』 마누엘 푸익 102
조선시대 여자들도 쿨하지 못했는데 /『19세기 서울의 사랑, 절화기담 포의교집』 김경미, 조혜란 역 『파멜라』 새뮤얼 리처드슨 108
내가 당신 앞에서 우는 이유 / 『사랑예찬』 알랭 바디우, 『이불』 다야마 가타이 114
셋, 경험이었다가
사랑에 빠진 시선 / 『진주 귀고리 소녀』 트레이시 슈발리에, 『베르메르, 매혹의 비밀을 풀다』 고바야시 요리코, 구치키 유리코 121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연애이고, 섹스였을까? / 『마이 퍼니 발렌타인』 무라카미 류, 『토파즈』 무라카미 류, 『조대리의 트렁크』 백가흠 127
식욕과 성욕의 관계 / 『에로스와 가스테레아 : 끝없는 두 욕망』 윌리 파시니, 『달콤쌉싸름한 초콜릿』 라우라 에스키벨 135
취향의 차이는 모든 것의 차이일까?/ 『구별짓기』, 피에르 부르디외, 『오만과 편견』 제인 오스틴, 『위대한 개츠비』 스콧 피츠제럴드, 『폭풍의 언덕』 에밀리 브론테, 『면도날』 서머셋 모옴 141
이놈의 구질구질한 연애는 / 『인연』 피천득, 『귀천』 천상병 148
내가 지금 기다려도 될까? / 『낯선 여인의 편지』 스테판 츠바이크 154
피터 팬은 왜 더 이상 꿈에 나타나지 않을까? / 『피터 팬』 제임스 매튜 배리, 『피상성 예찬』 빌렘 플루서 159
이미 지나간 연애를 이야기할 때 / 『달려라 아비』 김애란, 『사라짐에 대하여』 장 보드리야르 165
넷, 일상이었다가
다시 일상을 마주하는 법 / 『알래스카, 바람 같은 이야기』 호시노 미치오, 『나는 알래스카에서 죽었다』 호시노 미치오 173
밥 같이 먹어요 / 『대지』 펄 벅, 『딸기밭』 신경숙, 『그 남자네 집』 박완서 179
세계가 이 모양인데 연애가 다 뭡니까? /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장 지글러 186
칩거, 잠수의 유혹 / 『좀머씨 이야기』 파트리크 쥐스킨트, 『깊이에의 강요』 파트리크 쥐스킨트, 『향수』 파트리크 쥐스킨트 191
사랑하는 것을 공유한다는 것 / 『우수』 안톤 체홉, 『내가 사랑했던 개, 율리시즈』 로제 그르니에 197
사랑이 변화를 가져올 때 / 『베니스에서의 죽음』 토마스 만, 『파이드로스』 플라톤 202
연애 때문에 / 『파우스트』 요한 볼프강 폰 괴테, 『달의 궁전』 폴 오스터 207
연애를 하는 사람들에게, 임신! / 『임신 캘린더』 오가와 요코, 『난 여자들이 예쁘다고 생각했는데』 이사벨 아옌데 외 214
짝사랑에도 권태는 있다 / 『이방인』 알베르 카뮈 219
다섯, 책이었다가
다시 일어서고 싶을 때, 책! / 『새벽예찬』 장석주, 『바베트의 만찬』 이자크 디네센 227
책에서 시작되는 관계 / 『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 페터 회, 『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 메리 앤 셰퍼 233
지나가고 잊혀진다는 것에 대하여 / 『토니오 크뢰거』 토마스 만, 『책 읽어주는 남자』 베른하르트 슐링크 238
백마 탄 왕자님보다 제제 /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 J.M. 바스콘셀로스 234
천천히 빠져들어갈 수만 있다면 / 『샐러드를 좋아하는 사자』 무라카미 하루키, 『붉은 산호』 유디트 헤르만 249
연애하다 떠오르는 이름, 가족 / 『밤으로의 긴 여로』 유진 오닐,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 다나베 세이코 255
이별을 마주할 때 / 『슬픔만 한 거름이 어디 있으랴』 허수경, 『그것은 꿈이었을까』 은희경,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박민규 261
알랭 드 보통의 여행처럼 연애 / 『여행의 기술』 알랭 드 보통 268
에필로그 - 안녕과 안녕 사이 2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