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왕국 속 눈의 여왕
읽기만 하는 문학에서 볼거리 풍부한 영상으로 재탄생한
폭발적 인기 애니메이션 ‘겨울 왕국’ 과 모티프 고전 원작 ‘눈의 여왕’
2014년 새해 벽두에 단연 돋보이는 영화는 월트디즈니의 애니메이션 〈겨울 왕국〉이다. 전미박스오피스 1위, 타임지와 뉴욕포스트 선정 올해 최고의 영화로 선정된 독보적인 영화 〈겨울 왕국〉이 뜨거운 인기를 누리고 있다. 언론마다 국내 극장가는 2월 2일까지 이 영화를 본 누적 관객 수가 600만 4,181명(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이로써 역대 국내 개봉 외화 흥행 순위 9위에 이름을 올렸다고 한다. 국내에서 개봉된 애니메이션 중에서 600만 관객을 동원한 첫 작품이기도 하다.
〈겨울 왕국〉이 이처럼 돌풍을 일으킨 이유는 무엇일까. 세계 수많은 전문가들은 월트디즈니의 기술과 픽사의 창의력으로 탄생한 작품 속 반전 캐릭터들을 꼽는다. 그동안 디즈니 애니메이션이 보여 준 진부한 메시지를 벗어날 수 있었던 까닭도 상식을 뛰어넘는 캐릭터 덕분이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겨울 왕국〉 속 주인공 자매 엘사와 안나는 모티프 고전 원작인 《눈의 왕국》 속의 어느 동화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남녀 두 아이를 있는 그대로 차용하지 않고 발전시킨 반전 주인공들이다. 이들은 예상을 뛰어넘는 줄거리와 메시지를 만드는 데 일조했다. 그 외, 귀엽고 창의적인 조연 캐릭터들을 등장시켜 이야기에 쏠쏠한 재미를 더했다. 결국 〈겨울 왕국〉은 원작 《눈의 여왕》를 모티프로 삼았을 뿐, 한층 진보한 캐릭터들을 등장시켰다. 이에 흥미진진하고 새로운 줄거리와 메시지가 덧입혀져 원작을 능가하는 영상으로 인정받았다.
더불어 영화 속 OST도 인기 K-POP을 밀어내고 10여개 음원사이트 차트에서 1위를 기록했다. 이 음원은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 40여 개국 박스오피스 1위를 휩쓸며 인기몰이에 이바지하고 있다. 최근 2년 여간 강세를 보인 한국영화에 밀려 만족할 만한 흥행 성적을 올린 외화가 드물었던 국내 극장가에서 해외 애니메이션 〈겨울 왕국〉이 이처럼 선전하고 있는 현상은 단지 읽기만 했던 문학이 영상과 상호 보완해 이만큼 큰 반향을 일으킬 수 있다는 증명을 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전 세계적으로 〈겨울 왕국〉 덕분에 《눈의 여왕》을 찾는 독자 수요층이 증가했다고 한다. 이러한 현상만 보아도 영상에 문학의 기여도는 가히 놀랄 만하다. 반대로 보고 듣는 것에 익숙한 많은 관객을 고전 독자로 변모시켜 책을 펼칠 수 있게 했다는 점은 문화계와 문학계의 판도를 바꿀 만한 역사적인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