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도전2
수렁에 빠진 고려 왕조, 그리고 이성계의 위화도 회군
역사는 누구 손을 들어주었는가?
〈기황후〉 〈정도전〉 등 고려 시대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가 인기를 끌면서 고려라는 시대가 새삼스럽게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역사는 되풀이된다는 말을 다시 생각할 필요도 없이, 시대극을 보는 즐거움이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과거지사를 복원한 이야기를 즐기면서 우리가 살아가는 오늘을 반추해보는 데에 있다. 그런 면에서 장편역사소설 『정도전』은 오늘의 독자와 조우할 가치가 충분한 작품이다.
장편역사소설 『정도전』(전 3권)은 시대를 앞서간 어느 혁명가의 격동의 삶과 비운의 죽음까지, 소설보다 소설 같고 드라마보다 드라마틱한 역사의 현장을 생생하게 복원해내고 있다. 작가 임종일이 8년에 걸친 각고의 노력 끝에 내놓은 작품을 21세기라는 시대 상황에 발맞추어 다시 손질했다.
『정도전2』는 나주로 유배를 떠나는 정도전의 모습에서 혁명을 결심하고 이성계를 찾아가는 여정, 그리고 우왕과 최영의 요동 정벌과 이성계의 위화도 회군까지를 손에 잡힐 듯 그려낸다. 나주 유배 생활을 통해 순박한 백성들의 고단한 삶을 두 눈으로 똑똑히 보고, 허위에 가득 찬 ‘유자(儒者)’였던 자신을 치열하게 반성하면서 도전은 공맹을 넘어 병법서를 들추며 때를 기다린다. 간신들의 치부와 우왕의 폐정으로 날이 가고 달이 가기를 몇 년, 지독한 고뇌 끝에 진한 먹을 갈아 ‘혁명’ 두 글자를 쓰고 마음을 굳힌 도전은 북방으로 이성계를 찾아가 흉중을 털어놓고 백성을 받드는 사회를 함께 만들자고 두 손을 맞잡는다. 그리고 전략적으로 조정으로 나아간다. 한편 우왕은 최영과 이성계를 앞세워 국적(國賊)들을 제거하지만, 툭하면 반복되는 명나라의 트집에 요동을 정벌할 계획을 추진한다. 왕명으로 어쩔 수 없이 출정한 이성계는 위화도에서 회군하여 최영을 제거하고 권력의 한가운데로 돌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