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련 1권
“네가 내 인생의 목적을 바꿔 버리고 말았다. 하늘이 바뀌고 말았다.”
태무는 잠든 율희의 곁으로 다가앉아 가만히 그녀를 내려다봤다. 밤새 안고 싶은 열망에 태무는 잠을 이룰 수가 없었고, 결국 참지 못하고 그녀의 방으로 숨어들었다. 왕자의 체면이 말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녀와 약속을 하고 싶었다. 그녀가 다시는 다른 마음을 품지 못하게 몸까지 빼앗고 싶었다.
듬직한 손이 율희의 하얀 뺨을 훑어 내렸다. 율희는 단단한 그의 서늘한 손길이 스치자 깜짝 놀라 눈을 떴다. 몸을 급작스럽게 일으켜 세우려 했지만 태무가 그녀의 가슴을 눌러 저지시켰다.
“널 안고 싶어서 타 버릴 것 같다. 너만 내 곁에 둘 수 있다면 무슨 짓이든 하고 싶을 정도로 널 원해.”
가슴이 떨려 숨이 가빠왔다. 직설적으로 마음을 표현한 적 없는 그가 드러내 놓고 그녀를 원한다 말하고 있었다. 태무가 무거운 몸을 그녀의 몸 위로 포개어 왔다. 율희의 바로 코앞에 손가락 하나 들어갈 공간만 남겨놓고 그의 얼굴이 맞닿았다. 율희는 숨을 정지시켜 버렸다.
“율희야, 널 열어줘!”
태무의 입술이 율희의 입술을 덮어왔다. 그의 손이 성마르게 그녀의 저고리 고름을 풀어 내렸다. 율희는 눈을 감아 버렸다. 이제 어떤 의식을 치러야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