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의 남편
오랫동안 친구로 지내온 지수와 은오. 두 사람은 각자의 목표를 위해 결혼을 하기로 결심한다. 물론 그전에 서로 확실히 해두어야 할 것이 있었으니, 그건 바로 부부 관계!
“네 말대로 결혼하게 되면 우린 부부가 되는 거고, 부부 관계를 거부할 마음은 없어. 하지만 1주일에 단 하루만이야.”
뭐? 1주일에 단 하루? 1주일이면 7일이다. 7일 동안에 단 하루만 부부 관계를 하자고? 어처구니없는 상황에 은오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너도 나와 같은 입장이긴 하겠지만, 생각해 봐. 우리 친구로 지낸 지 20년이야. 물론 그런 너와 내가 결혼을 하는 것도 대단한 일이지만, 하루아침에 우정이 사랑으로 변하긴 힘들잖아. 아직까지 남자라는 느낌보다 친구라는 느낌이 강한 너와 섹…… 스를 한다는 것도 쉽지는 않아. 솔직히 난 그 하루도 힘겹게 마음먹은 거야.”
그녀의 말을 다 듣고 난 은오에게서 나오는 건 긴 한숨뿐이었다. 받아들이든 거절하든, 둘 중 하나는 해야 한다. 허나, 그는 알고 있었다. 자신이 그녀의 말을 거절할 수 없다는 것을.
“좋아. 알았어. 그렇게 해.”
그에게서 시원스러운 대답이 흘러나왔다. 그제야 그녀의 입가에 슬며시 미소가 떠올랐다.
“그럼 1주일 중에 언제? 그나마 한가한 날이 화요일인데……. 화요일 괜찮아?”
“응, 괜찮아. 화요일 밤으로 해.”
다시 한 번 그의 그윽한 음성이 지수의 이름을 불렀다. 그리고 그녀의 귓가에 속삭였다.
“류지수. 불타는 화요일 밤을 보내 보자고.”
흐읍. 귓가를 간질이는 따스한 기운에 순간 그녀의 호흡이 멈춰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