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기 신부
내기 바둑에서 진 할아버지 때문에 6개월간 대주그룹 철부지 반항아 정재하의 보디가드가 된 만능 여성 혜준. 재하는 잔소리쟁이 혜준을 내쫓기 위해 여러 방법을 동원한다.
사람을 무시하는 듯한 태도와 몇 가지 옵션, 그러니까 차 안에서 화끈한 장면을 서비스로 보태면 열이면 열, 다 차를 놓고 떠나 버렸다. 그렇게 해서 지금까지 성공률은 100퍼센트였다. 이 여자는 얼마나 버티나 볼까?
“문 열어야지? 박 기사?”
차 문 앞에서 멀뚱히 서 있기만 한 녀석의 의도는, 작정하고 그녀를 기사 취급하는 것이다.
오냐, 좋다. 열어주마. 아, 잘나가는 하버드생 박혜준이 졸지에 개망나니 재벌 2세 운전기사나 해주게 생겼구나.
“출발하지 않고 뭐해? 박 기사.”
마치 들으란 듯 키득거리는 웃음소리에 흘끔 룸미러를 통해 뒷좌석의 동태를 확인하던 혜준은 살짝 숨을 멈추며 운전에 집중하기 위해 노력했다.
재하, 저 개…… 아니 저 껄떡쇠가 여자의 목에 입술을 파묻고 있었다. 여자는 간지럼을 타는지 몸을 움츠리며 키들거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 웃어라. 저가 해 봤자 이 BMW 안에서 뭘 더 하겠는가.
어느새 웃음소리는 점점 잦아들더니 이젠 야릇한 신음소리가 그녀의 신경을 조금씩 갉기 시작했다. 저것들이 정말!
“그런데 말이야, 재하 도령. 스킬이 부족해. 겨우 이 정도로 날 떼어내려 했다니 가소롭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