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독일 고전을 읽다
『파우스트』는 독일 문학의 최고봉 요한 볼프강 폰 괴테가 전 생애를 바쳐 인간 본성에 대한 깊은 탐구와 영혼 구원의 진리를 담은 대 서사시이다.
60년의 세월을 걸쳐 완성된 《파우스트》는 참으로 괴테 필생의 대작이라고 부르기에 조금도 손색이 없는 작품이다. 그것은 단지 저작상 긴 세월이 걸렸다는 것뿐만 아니라 작품 그 자체가 시인의 인간적 성장과 걸음을 함께 해왔기 때문이다. 《파우스트》는 그대로 괴테의 생애가 투영된 결정체라고 할 수 있다. 더욱이 그것은 괴테 개인의 성장을 반영할 뿐만 아니라 괴테 시대라고 부르는 독일 문학 사상에서도 가장 다채롭고 변화 많은 한 시대의 발전적 기념비라고 할 수 있다.
《파우스트》는 괴테 문학의 대표이자, 18~19세기 독일 문학과 서양 근대 문학을 나아가서는 서양 근대 정신을 대표하는 작품이다.
《파우스트》는 단순히 희곡에 등장하는 인물이 아니라, 인간 존재를 대표하는 하나의 상징이다. 따라서 이 작품의 주제는 한 인간의 생애가 아니라, 인간 존재는 무엇이며 그 목적이 어디 있느냐를 다루고 있다. 괴테가 우리에게 보여주는 파우스트는 인간성 일반에 대한 해석이며, 동시에 자연과 신에 대한 그의 견해이다. 괴테는 파우스트를 통해서 그의 청년기에서 죽을 때까지의 모든 경험과 시대와 더불어 변화한 그 당시의 모든 문화 사상을 예술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무한한 인신욕에 불타오르는 르네상스적 인간이 ‘하늘에서는 가장 밝은 별’을, 지상에서는 가장 큰 쾌락‘을 얻고자 방황하는 과정이, 제1부에서는 파우스트와 소우주, 즉 시민 세계의 섭렵을 통해서, 제2부에서는 시공을 넘나드는 대우주적 페험을 통해서 다루어진다.
이 같은 의도에서 악마 메피스트펠레스의 결탁은 참된 생활을 지향하는 수단에 지나지 않는다.
저자소개
1749년 8월, 황실 고문관인 아버지와 프랑크푸르트 시장의 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1765년에 법률학을 배우기 위해 라이프치히 대학에 입학했다. 이때 처음으로 자유롭게 레싱, 빙켈만 등을 읽었다. 그러나 1768년 폐결핵으로 학업을 중단하고 귀향했다. 1770년 슈트라스부르 대학에 입학하여 다시 법률 공부를 하는 동시에 의학 강의도 들었다. 이때 헤르더와 교제하면서 호메로스, 성서, 오시안, 민요, 셰익스피어 등을 알게 되는데, 이로써 '슈투름 운트 드랑', 즉 질풍노도 문학 운동이 준비되기 시작했다. 법률 학위를 받은 괴테는 고향 프랑크푸르트로 돌아와 변호사 활동을 시작하는 한편, 문학에도 열성을 다하여 『괴츠 폰 베를리힝엔』의 초고를 완성했다. 이 희곡은 출간되자 대중과 지식인들의 열광적인 갈채를 받았고, 괴테는 독일의 작가로 명성을 떨쳤다.
1772년 괴테는 베츨라의 고등 법원에서 견습 생활을 시작했다. 이곳에서의 생활은 괴테에게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바로 그를 독일의 작가에서 세계적 작가로 우뚝 서게 한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Die Leiden des jungen Werther』의 무대가 된 곳이기 때문이다. 베츨라에서 괴테는 약혼자가 있는 샤를로테 부프를 연모했는데, 이 체험은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 거의 사실 그대로 담겨 있다. 부프에게 사랑을 거절당한 괴테는 도망치듯 고향으로 돌아왔다. 그 후 3년간 괴테는 프랑크푸르트에서 생활하면서 많은 문학적 결실을 거두었다. 바로 기존의 무미건조한 형식미에서 탈피하여 인간 본연의 감정에 충실할 것과 인습적에 것에 대한 저항을 모토로 한 슈투름 운트 드랑의 시기였던 것이다. 그 절정을 이룬 것이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었다.
1775년 카를 아우구스트의 초청으로 바이마르를 방문하여 그곳에 정착하기로 결심했다. 이로써 괴테는 슈투름 운트 드랑의 시기를 마감하고 추밀참사관에 임명되어 행정적인 활동을 했다. 다망한 정무 생활 틈에서도 지리학, 식물학, 광물학 등 자연에 대한 연구에도 몰두했다. 그러나 창작 면에서는 침체기였다고 할 수 있는데, 1786년(37세) 이탈리아 여행길에 오름으로써 다시 예술의 세계로 돌아가는 계기를 마련했다. 2년간의 이탈리아 여행은 괴테에게 예술가로서의 자신을 재발견한 시기였다고 할 수 있다.
1788년 바이마르로 돌아온 괴테는 정무에서 떠나 고독 속으로 숨었다. 이때 나중에 정식 부인이 된, 평민 출신의 크리스티아네 불피우스를 만나 동거를 시작했고, 실러와도 처음으로 만났다. 1794년부터 실러와 깊은 친교를 나누기 시작한 괴테는 실러가 발행하던 문학 잡지인 『호렌』에 글을 기고하기도 했다.
1805년부터 1815년에 걸친 나폴레옹 전쟁 동안 나폴레옹을 세 번이나 만난 한편, 독일 문학 최초의 사회 소설로 평가받는 『친화력』를 완성했고, 자서전의 백미로 꼽히는 『시와 진실』 1∼3부도 완성했으며, 『서동시집』 집필에도 착수했다. 1821년 『빌헬름 마이스터의 편력 시대』를 완성했으며, 죽기 1년 전 대작 『파우스트』를 완성했으며 1832년 바이마르 자택에서 숨을 거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