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야 민들레야
폭군 오라비때문에 바람잘날 없는 소녀, 세희.
「신이시여, 저는 할 만큼 했습니다.
제발 제 고등학교 생활만은.
제발요.
아, 부처님께도 같은 말씀 전해주세요.」
고등학교에서는 반드시 오빠인 신세류의 동생으로 불리지 않으리라 다짐한다. 그러나 입학 후 들어간 요리 동아리 '민들레반'은 오빠와 그의 친구들이 만든 동아리!
이렇게 고등학교 생활 마저도 오빠 때문에 꽃 피지 못하나 했는데,
유일한 동기인 소년 '소연'은 신경쓰이지도 않는지 성큼성큼 세희에게 다가온다.
「…비 안 맞고 잘 들어갔어?」
그리고 오후의 햇빛이 쌓아올린 잔잔한 고요 속에서 세희가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소연은 바닥만 보고 있는 세희를 쳐다보았다. 세희의 머리카락이 그녀의 어깨 위로 흘러내렸다.
「네가 우산 줬으니까.」
「내가 그때 연고도 주지 않았어?」
「줬어.」
「잘 발랐어?」
「아니.」
순간 세희가 놀라 고개를 든다. 소연은 여전히 별반 표정 변화가 없는 얼굴로 눈을 내리떴다.
「가지고 있어.」
「어…?」
「어쩐지 아까워서 쓸 수가 없어서…….」
***
저자 : Friedrich (프리드리히)
이른 봄 아침 같은 글을 쓰고 싶어요.
설탕별 홍차성 과자방 거주 중.
『민들레야 민들레야』 출간
『레사드의 이슬』 연재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