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춧잎 사랑 2권
십 년의 꿈인 아파트가 천만 원 때문에 날아갈 위기의 순간에, 마치 기적처럼 최고의 아르바이트 제안을 받았다. 이번 아르바이트에 이름을 붙이자면, 70줄 노인의 가짜 약혼녀 해주기!! 그런데 혀 짧은 싸가지에 재수 없는 큰아들이 문제였다.
‘이 보복은 꼭 하고 말 거야! 그래, 내가 여자로 안 보인다고 했지! 어디 두고 보자! 맞다! 봉희야 돈이라고 생각해. 저 남자 얼굴이 돈인 거야! 돈!’
저 날카롭게 베일 듯한 얼굴은 두근두근 하얀 백지 수표, 그 아래 툭 튀어나온 위험한 목젖은 오백 원짜리 커다란 동전. 예상과 달리 탄탄해 보이는 저 맨가슴은 푸른 배춧잎으로 묶인 백만 원짜리 돈 다발, 버클을 잡고 있는 손은 예술점수를 줘서 십만 원짜리 자기앞 수표, 그 아래 쭉 뻗은 긴 다리는 배춧잎으로 도배를 한 돈 다리! 그리고! 바로 정 가운데 남자들만 있는 물건은 절대 나쁜 놈 것이니까 누런 동전 10원!
‘그래, 봉희야. 그걸 하나씩 떼어서 내 지갑에 넣는다고 생각하는 거야. 합이 1억인 거야!’
그녀 앞에 맨살로 서 있는 강혁의 얼굴이 점점 돈 뭉치로 변하고 있었다. 침을 질질 흘릴 것 같은 그녀의 얼굴에 서서히 환상적인 미소가 번졌다. 그런데.
“벗어!”
순간, 백지 수표가 불쑥 입을 벌렸다.
“에?”
배춧잎 다발 맨가슴이 그녀를 빤히 바라보면서 손짓을 하고 있었다. 봉희 인생의 최대 위기였다. 하지만 그만큼 모험에 대한 대가는 컸다.
‘그래, 배춧잎하고 베드 쇼를 하는데 뭐가 창피해? 좋아! 할 수 있어! 최봉희 너 소원이었잖아! 배춧잎 밭에서 수영 한번 해보지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