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에 담아낸 인문학
음식을 이해하면 한 개인과 가족은 물론,
그들이 속한 사회와 나라를 이해할 수 있다!
음식으로 삶을 읽는다
“당신이 먹은 것이 무언지 말해 달라.
그러면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말해 주겠다”
브리야 사바랭은 “당신이 먹은 것이 무언지 말해 달라. 그러면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말해 주겠다”고 했다. 음식이 단순히 먹고 마시는 것을 넘어 한 사람, 한 가족의 역사화 문화, 개성을 함축하고 있음을 강조한 말이다. 음식을 이해하면 한 개인과 가족은 물론 그들이 속한 사회와 나라를 이해할 수 있다.
《음식에 담아낸 인문학》은 우리가 흔히 먹고 마시면서도 미처 몰랐던 음식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음식의 유래와 역사뿐만 아니라, 음식 안에 투영된 우리의 삶과 문화를 엿볼 수 있다.
무슬림은 크루아상을 절대 먹지 않는다!?
어느 빵집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크루아상은 평범한 듯 보여도 그 탄생에 ‘십자군 전쟁’이라는 큰 역사적 사건을 품고 있다.
‘크루아상croissant’은 프랑스어로 초승달을 의미한다. 그리고 초승달은 이슬람 국가의 상징이다. 십자가 문양이 기독교임을 나타내 주는 것과 같다.
크루아상은 사실 프랑스가 아닌 오스트리아에서 처음 만들어진 빵이다. 1636년 오스만튀르크는 합스부르크 왕가가 통치하고 있던 오스트리아를 공격했다. 그런데 오스트리아 제빵 기술자였던 페터 벤더가 밀가루를 가지러 창고에 갔다가 오스만튀르크 군인들이 오스트리아를 함락시킬 계획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듣게 된다. 페터 벤더는 이 사실을 곧바로 오스트리아 군대에 알렸고, 오스트리아는 선수를 쳐 전쟁에서 승리하게 되었다. 합스부르크 왕가는 페터 벤더의 공로를 인정해 그가 만드는 빵과 가게에 당시 명문가로 이름이 높았던 페데스부르크 가문 심벌을 이용할 수 있는 특권을 부여했다. 페터 벤더는 이에 대한 고마움과 군대의 사기를 높일 목적으로 오스만튀르크 국기에 새겨져 있던 초승달 모양의 빵을 만들어 병사들에게 나눠 줬는데 이것이 크루아상의 시작이다.
이렇듯 우리가 흔히 먹는 평범한 음식에 담긴 흥미진진한 사연을 알게 되면 그때부터는 그 음식이 새롭게 보인다. 우리가 먹는 것들은 사실 인류 문명에 아주 중요한 증거 자료이다. 《음식에 담아낸 인문학》은 음식에 담긴 사연뿐만 아니라, 그 이야기를 통해 과거의, 그리고 지금의 우리 모습을 통찰하게 한다.
‘푸드포르노’의 시대, 상식의 지평을 넓혀 줄 음식 인문학
‘푸드포르노’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지금 우리 사회는 ‘음식의 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어느 때보다도 물질적 풍요로움 속에 살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음식은 더 이상 허기를 채우기 위한 수단은 아니다. 다른 많은 동물들과는 달리 인간에게 섹스가 단순히 종 번식을 위한 행위만은 아닌 것과 같이, 먹는다는 것도 단순히 생명 보존을 위한 행위는 아닌 것이다. 이제 우리는 음식을 입으로, 눈으로, 냄새로 즐기게 되었다. 또 그것에서 즐거움을 얻고 문화를 배우며 한 사회의 구성원이 갖는 특징을 얻게 된다.
이 책에는 중국에서 날아온 자장면이 어떻게 대한민국 대표 대중음식이 되었는지, 복날 삼계탕으로 이열치열을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영광굴비의 고향이 사실은 영광이 아니라는 사실까지… 음식에 담긴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가득 담겨 있다. 그 이야기를 읽어 내려가다 보면 음식에 우리의 삶과 문화, 애환이 담겨 있음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