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끝 사랑
인생은 참 서러운 눈물의 강을 건너는 일 같습니다.
맞지 않는 고무신을 신고 찌그적 거리며 가는 인생길은 말입니다.
저는 어린 시절 장마철에 검정 고무신을 신고 하얀 고무신을 신은 아버지를 따라서 강으로 고기잡이를 간 적이 있습니다.
검푸른 옥수수밭 고랑엔 붉은 흙탕물이 작은 내를 이루고
폭우가 막 그친 길 곳곳은 페이고 물이 고여서
이슬에 채인 아버지 고무신은 벗겨질 듯이 질꺽 거렸지요.
그래도 벗겨지지 않는 아버지의 고무신은 거친 비탈길을 잘 내려가고 있었지요?
끝수니의 공연을 보면서 어쩌면 인생은 그때 아버지의 하얀 고무신과 같은 것이라고 생각을 해 봅니다.
궂은 장마철을 견딘 아버지의 하얀 고무신이
햇볕이 잘 드는 마른 장작더미 에서 하얗게 눈이 부시던 날이 마치 어제 같은데
그 님은 아니 계시네요,
마치 방금 모두가 쏟아낸 눈물처럼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