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하다 독해!
이름도 빛도 없이 남의 글을 내 글처럼!
『남의 글을 내글 처럼』은 10년 동안 외서를 60권 이상 번역한 저자가 들려주는 번역 이야기. 번역은 단순한 글 바꿈이 아니라 철학이 담긴 일이다.
이 책은 번역에 국한되지 않는 인문학 교양서로 봄직하다.
아울러 원서를 번역할 때의 황당한 실수, 짜릿한 성취감 등 번역의 실체와 번역가와 출판사와의 관계, 번역가와 번역 대행 회사와의 관계, 그리고 그들과의 비지니스 등
저자가 경험한 번역가로서의 열정과 그 이면에 자리 잡은 애환을 들려주며 60권 이상을 옮긴
번역가로서 노하우도 들려준다.
남의 나라 언어를 배운다는 것이 호락호락 생각만큼 쉽지가 않다. 알다시피, 독하디 독한 마음가짐과 몸가짐으로, 열성을 다해 파고들어도 늘 아쉽고 부족할 따름이다. 영어실력의 한계를 두고 한국인을 운운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는 교육시스템이나 사람들의 습성, 모두가 언어를 습득하는 데는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한국인은 뭔가를 꾸준히 하지 못한다. 바쁘기 때문에 그렇기도 하고, 시험을 위주로 돌아가는 교육 정책을 보더라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현실이 어떻든 어학은 정직하기 때문에 시간과 땀이 없으면 정복할 수 없는 대상이다.
요즘은 어학책이 진화해서(퇴보라야 맞을지도 모른다) 쉽고 재미있게 접근하는 법을 가르쳐주지만 사실 언어라는 게 쉽고 재미있게 터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복잡다단한 문법사항이나 이해하기 어려운 뉘앙스, 그들만 구사하는 독특한 문화적 표현 따위는 쉽게 접근해서 될 일이 아니다. 게다가 스스로 연습하는 시간을 늘려야만 실력이 향상될 터인데 수업시간에 잠깐 글을 읽고 단어 외우고 나서 집이나 직장에서는 다른 일에 매진하면 절대시간이 부족해서 늘 제자리걸음에 그치기 일쑤다.
그러고 보니 참 어렵다. 독해도 마찬가지다. 듣기, 쓰기, 말하기, 읽기가 다 대동소이하다. 독하게 하지 않으면 정복할 수 없다는 것!
쉽게 접근하지 말고 독한 마음으로 이 책을 정독하기 바란다. 시중 어학서에서는 보기 드문 내용이 더러 있지만 실은 "와 이런 게 있다니 신기하다"에 그칠 따름이다. 이 책의 이론을 배웠으면 스스로 숙달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
그나마 이해는 잘 되어야 겠기에 가급적 쉽게 풀이했지만 반드시 복습, 복습 또 복습하기를 권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 책도 어중이떠중이 책과 다를 바 없을 테니 말이다.
필자는 독해의 기초를 다시 정리하여 독해력을 향상시키는 데 보탬이 되고자 이 책을 썼다. 영문은 단어와 문장의 구조(문법)만 안다고 해서 다 읽히는 것은 아니다. 그 안에 녹아있는 문화까지 알아야 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한데, 물론 이를 전부 다루기에는 지면이 부족하지만 어학시험뿐 아니라 어학의 정도를 걷고 싶은 독자라면 기반을 다지는 데는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