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사랑의 내막 - 라캉의 눈으로 김기덕을 보다

사랑의 내막 - 라캉의 눈으로 김기덕을 보다

저자
김소연
출판사
자음과모음
출판일
2017-12-06
등록일
2018-02-14
파일포맷
EPUB
파일크기
0
공급사
북큐브
지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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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계급과 인종, 성별과 세대, 지역 간의 적대(敵對)로 고통 받는
한국 사회의 ‘지금, 여기’를 극복할 ‘가장 고통스러운 전략’은 사랑이다!

『실재의 죽음』『환상의 지도』『헬조선엔 정신분석』『라캉과 지젝』 등 다양한 저서를 집필하며 한국 사회의 면면을 새롭게 해석하고 재평가해온 김소연의 『사랑의 내막』이 출간되었다. 김소연은 지속적으로 정신분석과 영화 분석을 연구해온 소장학자로 ‘영화’를 정통한 이론과 함께 진지하게 성찰하는 일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 특히 한국 대중의 무의식적인 욕망과 이데올로기 작동 방식이 어떻게 영화에 투사되어왔는가 하는 점을 적극적으로 성찰해왔다는 점에서 ‘대중성’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 역시 겸해왔다는 점이 기타 평론가들과는 차별화된다.
자본주의와 마르크스주의에서 비롯되는 근대적인 사회 이념 체계는 1990년대까지 전 세계를 좌지우지해온 담론이었다. 한국은 전근대적인 문화로 인해 그 이후로도 오랫동안 근대적 체계의 영향을 받았다. 그리고 1990년대, 2000년대에 이르러 탈근대, 포스트모더니즘적 사상으로 인해 다원주의, 다문화주의 등이 새로운 문화풍토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한국 사회의 이 큰 변화를 본격적으로 보여주는 감독은 누구일까. 바로 김기덕이다. 감독 김기덕은 1996년부터 매해 작품을 발표하면서, 전근대, 근대, 탈근대를 오가는 한국 사회의 다문화주의, 다원주의 같은 포스트모던한 한국 사회의 윤리 의식을 새롭게 발견하고, 전근대적이면서도 근대적인 우리의 윤리 기준에 도전적인 질문을 던져왔다. 우리가 추구해야 하는 궁극적인 선의 모습은 어떤 것인가? 우리는 어떤 삶을 추구해야 하는가? 『사랑의 내막』은 이러한 의문 속에서 개인과 사회, 의식과 무의식을 관통하는 정신분석적 윤리의 양상을 김기덕 감독의 영화를 통해 살펴본다.
라캉 정신분석의 최종 귀결점은 대타자의 욕망으로부터 해방된 주체가 구가하는 ‘사랑’의 윤리를 밝히는 것에 있다. 그리고 김기덕 영화의 일관된 문제의식 역시 자유로워진 주체들이 어떻게 서로의 결여를 받아들이고 ‘사랑’에 이르는가를 형상화하는 것이다. 얼핏 보기에는 너무나 달라 보이는 라캉과 김기덕의 우연한 만남은 그들이 추구한 가치의 일치가 되는데, 저자는 이 행간을 세밀하게 읽고 드러내고자 한다.


김기덕, 우리는 왜 지금 그의 영화를 비평의 무대 위에 세워야 하는가?
비윤리적으로 보이는 그의 작품을 통해 보는 ‘사랑의 윤리’

어떤 공통점도 보이지 않는 듯한 라캉과 김기덕을 어떻게 같은 비평의 무대 위로 세울 수 있을까? 어떻게 그 두 사람을 겹쳐 읽음으로써 한국 사회에 요구되는 ‘사랑의 윤리’를 드러낼 수 있을까? 우리 사회와의 접점을, 그 의의를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이러한 물음의 필요성과 중요성은 우리 사회의 모습을 들여다볼 때 보다 선명하게 드러난다.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는 계급과 인종, 성별과 세대, 지역 사이의 적대로 고통 받는 이들이 가득한 곳이다. 태어나는 환경조차 취업 등 어떤 것을 선택/결정해야 하는 순간에 비교의 대상으로 전락한 사회이고, 인간성을 도야하기 위한 교육의 현장에서도 시험이라는 굴레 안에서 모든 것을 점수로 평가하려는 사회다. 서로의 다름을 인정해야 하고 인정하고 있다고는 말을 하지만, 실제 현실은 모순적이다. 역사와 문화, 예술과 정치, 경제나 사상 등의 다름은 여전히 문제가 되고 있고, 우리는 그 다름 때문에 끝나지 않는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적대를 타개할 가능성을 우리는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인가. 저자가 주목하는 것은 바로 라캉과 김기덕이며, 이 두 사람은 우리의 현실을 극복할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해준다.
라캉은 욕망의 층위에서의 사랑과 본연의 사랑의 층위를 구분하는 관점에 입각해서 남자의 사랑과 여자/주체의 사랑이 어떻게 다른지를 규명한 포스트모던 철학자이다. 라캉이 바라보는 사랑은, 자신의 증상과 동일시하는 두 주체가 서로의 결핍과 결핍으로써 성공한 만남에 이르는 것이며, 따라서 사랑의 관계 속에서 둘은 합일에 이르는 것이 아니라 각자 무한을 향해 열려 있으되 그 속에서 서로를 단단히 붙잡기 위해, 사랑을 또다시 쓰기 위해 노동하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사랑의 개념은 환상을 횡단하고 증상과 동일시한 주체와 주체의 관계가 어떠한 방식으로 형성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김기덕 감독 역시 일관되게 ‘사랑’을 주제로 해왔고, 사랑 이야기를 다루는 과정에서 욕망하는 자와 욕망되는 자 사이에 발생하는 동일시의 변증법을 서사화했다. 물론 잔혹성과 난해성으로 잘 알려진 김기덕의 영화를 사랑의 관점으로 읽어내기는 쉽지 않다. 저자는 라캉의 정신분석을 통해 〈파란 대문〉 〈악어〉 〈나쁜 남자〉 〈사마리아〉 〈빈집〉 〈시간〉 등의 작품에서 발견되는 ‘사랑’의 구조를 마치 현미경으로 보는 것처럼 매우 세밀하게 드러내고 있고, 이를 통해 한국 사회에 왜 사랑의 윤리가 요청되어야 하는지, 그리고 이것이 어떻게 가능한지를 밝힌다.
우리 사회의 적대와 고통을 극복해야 한다면, 나아가 나와 너, 주체와 타자에 대한 올바른 정립과 이해가 필요하다면, 이를 위해 누군가는 계속 이러한 목소리를 내주어야 할 필요가 있다. 책임(responsibility)은 ‘누군가의 부름에 응답하는 능력’이기 때문이다. 사랑이 ‘삶의 명령’이라는 것, “가장 고통스러운 전략”이지만 그래서 더더욱 지켜나가야 할 윤리적 삶을 위해 가능한 조건들을 우리는 라캉과 김기덕으로부터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이른바 ‘포스트모던 시대’에 남자와 여자의 욕망과 사랑은 어떻게 다른가?
라캉의 정신분석과 김기덕의 영화를 겹쳐 발견한 사랑의 구조

이 책은 크게 세 가지 방향성을 중심으로 서술하고 있다.

첫 번째는, 자크 라캉의 예술론에 입각하여 새로운 영화 이론을 제시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① 영화작가주의 이론을 정신분석적 ‘주체’ 개념에 기초하여 재구성하고, ② 재현의 정치학이라는 맥락에서 벗어나 영화의 존재론을 다시 쓴다. 이를 위해 원근법적 시각성을 비판하고 ‘왜상’의 논리를 통해 영화 매체의 정치성을 고찰한다. 나아가 ③ 한국의 영화비평에서 중시되지 않았던 도상학과 도상해석학의 방법론이 어떻게 영화비평에 적용될 수 있는지를 탐구하고 이를 김기덕 영화 시스템에 적용한다.

두 번째는, 라캉의 정신분석적 개념에 대해 충실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것, 그리고 그 눈으로 김기덕 감독의 주요 영화를 바라보고 비평하는 것이다. 이를 위한 방법으로 ① 상상적 동일시, 상징적 동일시, 이상적 자아, 자아이상, 증환(sinthome), 욕망, 사랑, 대상 a, 남근, 실재, 도착증, 마조히즘, 강박증, 법, 아버지, 스크린, 유령, 성구분(sexuation), 가장(假裝), 무(無), 왜상, 공백 등의 개념들과 라캉의 〈라스 메니나스〉 분석 및 광학 모델의 논리를 소개한다. 그리고 ② 〈영화는 영화다〉 〈파란 대문〉 〈악어〉 〈나쁜 남자〉 〈사마리아〉 〈빈집〉 〈시간〉 〈피에타〉 등 김기덕 감독의 각본 또는 연출작들에 대해 정교한 분석을 시도한다. 이를 통해, 김기덕 영화가 구축해온 주제로서의 사랑의 서사와 그 시청각적 표현 양식을 이해하도록 한다.

세 번째는, 김기덕 영화에 대한 세밀한 비평 과정 속에서 라캉주의 정신분석의 논리적 귀결인 동시에 김기덕 영화의 핵심적인 문제의식인 ‘사랑의 윤리’의 성격을 파악하는 것이다. 그리고 포스트 시대를 관통해온 1990년대 이래의 한국 사회에서 왜 사랑의 윤리가 긴요한 덕목으로서 요청되고 있는지를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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