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테를링크의 인형극
1894년 마테를링크는 “인형극”이라는 부제를 붙여 세 편의 짧은 희곡을 발표했다. 상징주의 연극론을 표방한 극작 형식이다. 실제로 인형을 등장시키는 것은 아니지만 인물들이 마리오네트처럼 형상화되고, 배우에게도 그러한 연기를 요구한다는 점에서 ‘인형극’이라 부른다. 서양 연극사에서도 매우 새롭고 독특한 시도로 평가된다. 함축적이면서도 시청각을 자극하는 언어로 메이예르홀트, 크레이그, 뤼네포 등 당대 전위주의 연출가들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 초역으로 소개한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빠진 젊은 남녀의 이야기 〈알라딘과 팔로미드〉, 여느때와 다름없이 평화로운 저녁 시간을 보내고 있는 한 가족에게 비극적인 소식을 전해야만 하는 인물들의 내적 갈등을 그린 〈내부〉, 예정된 죽음으로부터 막내 동생을 지키려는 누나들의 절박함이 묘사된 〈탱타질의 죽음〉을 수록했다.
모두 ‘죽음’, ‘이별’을 그린다. 삶과 죽음을 동전의 양면으로 파악한 마테를링크의 세계관이 드러난다. 그만의 독특한 극작 세계를 작품과 해설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