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랑 로드
천년의 소리, 아리랑 로드를 찾아 떠나다.
정선에서 서울까지 직접 걸어가는 8일간의 여정
조선 고종 24년, 정선군의 자랑스러운 보물인 ‘정선총쇄록’이 탄생했다. 이것은 정선군수로 부임한 오횡묵 군수가 당시 이루어졌던 관아의 업무와 군민의 생활상을 자세하게 기록한 것이다. 모두에게 크나큰 존경을 받았던 그의 투철한 사명감과 애민 정신을 이어받은 후손들은 127년 전의 발자취를 따라 하나의 여정을 시작한다. 바로 정선군 문화관광과 직원 다섯 명이 오횡묵 군수가 정선에서 서울까지 걸었던 아리랑 로드를 따라 길을 나선 것이다.
대한민국은 소용돌이처럼 휘몰아치는 격동기의 역사를 거치면서 수많은 고유 지명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특히 일제강점기인 1910년대를 거치면서 인위적으로 크나큰 변천을 겪었기 때문에 오늘날의 지명으로는 옛길을 찾기란 매우 힘든 일이다. 즉, 과거와 현재의 단절을 경험하고 있는 셈이다. 그렇기에 정선군의 후손들이 떠나는 아리랑 로드는 단순히 정선에서 서울까지의 도보 여행이 아닌, 과거와 현재의 단절을 회복시키는 중대한 사명을 지닌 위대한 행진의 첫걸음인 것이다.
그렇기에 이 책 『아리랑 로드』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의미로 다가온다. 마치 한 장의 사진을 보는 것처럼 과거로 돌아가 그 시대를 생생하게 살펴보는 타임머신의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천년의 소리인 정선아리랑이 흘러간 길, 유구한 역사를 지닌 아리랑 로드를 통해 127년 전부터 한민족이 걸어온 발자취를 다시 한 번 돌아볼 수 있다는 점에서 크나큰 가치를 지니고 있다.
이 책은 크게 네 부분으로 나뉜다. 먼저 서두에서 정선총쇄록과 오횡묵 군수에 관한 이야기로 시작한다. 이렇게 머나먼 여정을 떠나게 된 동기를 밝히면서 걷기에 필요한 준비물들을 상세하게 언급한다. 그리고 8일간에 걸쳐 정선에서 서울까지 걸으면서 겪은 다양한 에피소드들을 함께 전한다. 마지막에는 아리랑 로드의 코스를 요약하여 정리하였다.
무더운 여름이 시작되는 6월에 약 231km에 달하는 굉장히 먼 거리를 걸어간다는 것 자체가 사실 무모한 도전에 가깝다. 상식적인 관점에서 누구도 함부로 이런 시도를 하지 않을 것이다. 『아리랑 로드』에서는 이러한 외부적 악조건 속에서 다가오는 온갖 장애물을 극복하여 결국에는 광화문과 경복궁에서 영광의 순간을 맞이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결코 쉽지 않은 이 험난한 과정을 하나하나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는 점에서 각박한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희망과 용기를 불어넣기에 충분하다.
이 도전을 시작한 사람들에게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열정이 있었다. 127년 전, 오횡묵 군수의 걸어갔던 길을 따라서 정선아리랑을 알리면서 나중에는 세계 모든 곳에 그 우수함을 전파하겠다는 커다란 포부를 지니고 있다. 과연 정선과 서울을 잇는 그 아리랑 로드란 무엇일까? 그리고 정선아리랑은 어떻게 대한민국의 역사와 함께해왔을까? 지금 바로 『아리랑 로드』에서 그들의 위대한 여정에 동참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