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빼고 다 연애
네이버 포스트 인기 연재 〈나 빼고 다 연애〉 전격 출간!
어쩌다 솔로가 된 이들에게 전하는 잔잔한 공감과 위로
비혼이 하나의 트렌드가 된 세상이다. 시크하게 혹은 시니컬하게 연애나 결혼 따위 관심 없다고 말해야 면이 살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작가는 솔직하게 말한다. 기다리면 꼭 내 순서가 오고야 마는 은행 대기번호처럼, 연애에도 순서가 있으면 좋겠다고.
투박하지만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로 분한 작가는 대한민국 솔로라면 누구나 겪을 법한 일상을 그려놓았다. 어쩌다 솔로가 되어 친구들의 결혼·출산으로 외로움은 더해가도, 짧은 연애가 긴 미련으로 남아도, 오늘을 긍정하며 살아가는 작가의 이야기는 독자들에게 잔잔한 공감과 위로로 다가온다. 연재 구독자들의 댓글에 ‘이거 내 얘기네요.’라는 반응이 주를 이루는 이유다.
2014년, 넋두리처럼 시작한 연재는 어느덧 5년째. 연재로 풀어낸 이야기에서 뽑아 다듬고, 미공개 이야기를 덧붙여 책으로 나왔다. 캐릭터들의 표정과 행동, 여백에서 느껴지는 서사를 함께 읽는 웹툰 스타일인 만큼, 느긋하게 그림을 읽으며 ‘어쩌면 내일은?’을 기대해보면 어떨까?
대한민국 솔로라면 누구나 겪을 법한 일상 이야기,
톡 쏘는 촌철살인은 없어도 잔잔한 공감과 위로로 다가온다
작가는 자신을 사랑하는 게 어려웠다. 자신이 가장 미웠고, 연애 중에도 상대가 자신을 왜 만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어느 날 책에서 ‘느린 자살’이라는 단어를 보고, 항상 죽고 싶었던 자신이 이미 느리게 자살하는 중임을 깨달았다. 이건 아니다 싶어 발길을 돌리고 자신을 돌아보기 시작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 맘에 드는 옷, 좋아하는 일들을 찾고 또 찾았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자신이 좋아졌다. 자신을 찾는 여정에서 만든 결과물이 바로 이 책이다.
작가는 책에서 투박하지만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로 분한다. 그런데 등장인물이 특이하다. 작가의 곁에는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캐릭터가 있다. 커다란 검정콩을 눈에 붙인 듯한 캐릭터는 작가의 분신, 또 다른 자아이다. 작가의 행동을 지켜보며 비웃기도 하고, 격려하기도 하고, 같이 아파하기도 한다. 자신을 미워했다는 작가의 고백에도, 여전히 솔로인 처지에도 외롭지만은 않아 보이는 이유를 거기서 짐작해본다. 언제라도 함께할 수 있는 이를 찾았으니 말이다.
주인공 이외의 등장인물 표현도 독특하다. 가족, 친구는 물론이고 작가의 분신까지 손가락에 대충 눈코입을 그려놓은 것 같다. 일기처럼 그리던 것이니 주변 인물까지 자세히 그렸을까 싶다가도, ‘사람은 누구나 자기중심적이고, 인생은 어차피 혼자 사는 것이지.’하는 염세적인 생각도 들게 한다. 어쨌든, 그림을 읽는 재미도 제법 쏠쏠한 책임은 분명하다.
책은 ‘연애에도 순서가 있으면 좋겠다’는 체념이 가득한 넋두리로 시작하며 솔로라면 누구나 겪을 법한 일상을 그려놓는다. 친구를 만나도, 지하철을 타도, 어디를 가든 작가 눈엔 커플들이 들어와서 콕 박힌다. 외로울 때면 누구나 그렇듯 말이다. 친구들이 하나둘 결혼하고 육아의 길로 접어들면서 통화조차 어려워지고, 연락도 없던 인간들은 꼭 청첩장을 주겠다며 염장을 지른다. 연애 세포를 그러모으며 시작한 짝사랑도, 짧은 연애도 생채기만 남긴 채 끝나고 만다. 구구절절이 솔로들의 마음에 와 닿는 이야기다. 그렇기에 “이거 내 얘기네요. ㅜㅜ” “나도 모르게 왈칵했어요.” “항상 위로받고 갑니다.”라는 댓글이 달렸으리라.
기승전결 외로움만 말했으면 구질구질하게 느껴졌을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작가의 솔로 내공이 쌓였던 걸까? 작가는 성실히, 재미나게 오늘을 살아간다. 일상의 행복은 결국 사소하고 소소한 실천, 따뜻한 관계, 긍정적인 마음에서 나오는 것임을 책에서 깨닫는다. 자세한 이야기는 독자의 몫으로 남겨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