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이야기
어느 날 오후, 누구는 네 번 천둥소리를 들었다고 했고 누구는 다섯 번 들었다고 했다.
다음날 저녁, 호반의 모닥불을 둘러싸고 성대한 향연이 벌어졌다. 커다란 솥 안에서는 양고기와 말고기에 섞여 불쌍한 샤크의 몸뚱이도 펄펄 끓고 있었다. 식량이 별로 풍족하지 않은 이 지방의 주민에게는 병으로 죽은 자 이외의 모든 갓 죽은 시체는 당연히 식용으로 제공되었다. 샤크의 이야기를 가장 열심히 들은 청중이었던 곱슬머리 청년이 모닥불을 쬐어 벌게진 얼굴로 샤크의 어깨살을 볼이 미어져라 먹고 있었다.
예의 장로가 밉살스러운 원수 놈의 넓적다리 뼈를 오른손에 들고 뼈에 붙은 살점을 맛있다는 듯이 빨아먹고 있었다. 다 빨아먹고 나서 뼈를 멀리 내던지자 물소리가 나고 뼈는 호수 속으로 가라앉아버렸다.
호메로스라고 불렸던 맹인인 마에오니디스가 그 아름다운 시를 읊었던 것보다 훨씬 이전에 이런 식으로 한 시인이 잡아먹혔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책 속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