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살로 읽는 한국사
5천 년 한국 역사에서 거듭된 죽음의 정치
그 피해자와 가해자는 누구인가?
인간이 창조한 가장 잔혹한 정치사, 암살
인간사에서 가장 극적인 장면 중 하나인 암살은 영웅과 악당을 가리지 않고 시도된다. 단 한 발의 탄환이나 한 자루의 칼로 거대한 역사의 강물이 단숨에 바뀌기도, 얼어붙기도 한다. 이것은 곧 암살이 정치와 깊은 관련이 있는 동시에 역사를 구성하고 있는 일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암살은 인간이 창조한 갖가지 정치 도구 중 가장 잔혹한 것이다. 한 인간의 삶을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끝내며, 그와 동시에 그가 품고 있던 이상, 그를 따르는 사람들의 꿈까지 한꺼번에 냉동시킨다.
죽는 쪽과 죽이는 쪽, 각각의 명분과 의지가 어우러진 암살의 정치학은 때문에 그 옳고 그름을 따지는 것이 매우 어렵다. 현재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암살이 이루어진 배경, 그를 둘러싼 사람들, 그리고 그 전후의 역사가 어떻게 흘러갔는지 살펴보는 것뿐이다. 그로써 우리는 역사 속에 펼쳐진 암살의 의미와 그 진정성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