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해방 후 3년은 어떤 시대였는가?
- 1945년 8월 15일~1948년 8월 15일, 건국을 향한 최후의 결전
대한민국 헌법 1조 1항,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그렇다면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은 어떻게 탄생했을까?
1945년 8월 15일, 민족은 해방되었다. 그러나 해방의 기쁨을 온전히 누릴 수는 없었다. 해방은 급작스럽게, 결코 원하지 않았던 것과 함께 찾아왔다. 한반도는 미국과 소련에 의해 분할 점령되었다. 국내외에서 최후의 결전을 준비했던 한국의 레지스탕스들은 세계대전에 기여할 어떤 기회도 갖지 못한 채 해방을 맞았다. 두 개의 핵폭탄으로 일제의 패망이 앞당겨진 탓이었다. 이로 인해 민족은 스스로 독립을 쟁취할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우리는 곧바로 새로운 싸움을 시작해야 했다. 그것은 분할 점령된 한반도에서 민족의 독립과 민족통일을 완성하고, 일본 제국주의 및 봉건제도의 잔재를 뿌리 뽑아 민주주의 국가를 수립하기 위한 싸움이었다.
해방 후 3년은 어느 때보다 많은 것을 꿈꿀 수 있었고, 어느 때보다 많은 것을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의 역사’였다. 그렇기에《해방 후 3년》은 1945년 8월 15일 광복을 맞이한 순간부터 1948년 8월 15일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이 수립되는 순간까지의 역사를 다루고, 한국의 대표적인 민족 지도자 7인이 민족의 완전한 독립과 신국가 수립을 둘러싸고 벌이는 최후의 결전을 담았다. 해방 후 3년의 역사에서 우리의 출발점과 도착점을 확인하고, 그 과정에서 우리가 선택한 것과 선택하지 않은 것을 찾아내고, 역사의 가능성을 돌이켜보기 위해서다.
저자소개
2006년부터 3년 반 동안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 조사관으로 일했다. 일본 제국주의 시대 친일 반민족 행위자들의 역사를 추적하면서 자연스럽게 그들의 반대편에 섰던 지식인들의 활동과 고뇌에 관심을 갖게 됐다. 진지한 호기심에서 비롯한 물음들을 좇아 한·일 양국의 기록을 조사하고 관련자들의 회고록과 최근까지 발표된 연구 성과들을 검토하여 한국 근대사를 정리했다. 그 결과물인『한국의 레지스탕스』는 청년 안창호의 신민회부터 만년 여운형의 조선건국동맹까지 펼쳐지는 항일 대서사다.
저자는 특히 비밀결사들에 매료됐다. 합법적인 저항운동은 소극적이고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 민족해방과 새 조국 건설이라는 대의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기꺼이 던진 7개 비밀결사단과 대한민국임시정부에 저자는 ‘레지스탕스’라는 새로운 이름을 부여했다. 일제는 강했고 그들에 항거하는 비밀결사는 한계가 많았다. 위험한 도전이었기에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삶이었다. 그러나 기록으로 만난 그들은 비록 질식할 듯한 극도의 긴장감을 습관처럼 호흡하며 살았지만 살아 있는 순간만큼은 누구보다 명랑하고 치열했다. 폭탄 테러 작전에 서로 투입되겠다고 다투는 레지스탕스들의 모습에서 저자는 비장하고 엄숙한 결기와 짜릿한 흥분을 함께 읽었다고 고백한다. 시대의 모순과 인간적 한계를 정면 돌파하며 성장해가는 레지스탕스들을 통해 암울하고 참담한 역사로 기록돼온 한국 근대사를 전혀 새롭게 만나도록 안내한다.
저자는 성균관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 진학하여 사료 읽는 법과 연구사 정리하는 법 등을 훈련하며 역사학의 정수를 배웠다. 이승만 정권이 반독재운동에 나섰던 독립운동가 김창숙 선생을 탄압하기 위해 일으킨 유도회사건儒道會事件을 연구한 논문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모교와 수원과학대 등지에서 강의를 하고, 국사편찬위원회의 한국사 데이터베이스 구축 작업에 참여했다.
목차
1장 자주적 민족국가 건설 프로젝트|여운형과 조선인민당|
해방의 아침 / 건준, 민족의 자치 능력을 보이다 / 대동단결로 인민적 민주주의 국가를 건설하라 / 건준에서 인공으로 / 미군정의 인공 부정 정책 / 좌우 갈등을 넘어 정당을 통일하라 / 신탁통치안 파동을 극복하라 / 삐걱거리는 1차 미소공동위원회 / 좌우합작운동을 시작하다 / 2차 미소공동위원회와 중도 세력의 부상 / 암살
2장 혁명으로 인민정부를 건립하라|박헌영과 조선공산당|
서울 탈출 / 한국 최고의 공산주의자 / 조선공산당을 재건하라 / 부르주아민주주의혁명과 인민정부 / 인민정부의 실현체, 조선인민공화국 / 반탁에서 찬탁으로 / 새로운 통일전선체, 민주주의민족전선 / 국제노선으로 임시정부를 수립하라 / 좌우합작운동을 분쇄하라 / 신전술, 투쟁의 물결을 일으켜라 / 3당 합당인가, 3당 분열인가 / 9월 총파업과 10월 항쟁 / 흔들리는 남로당
3장 임정법통이냐, 단정이냐|송진우와 한국민주당|
한민당의 탄생 / 우익 진영 최대의 연합 정당, 한민당 / 서구식 민주주의 국가를 꿈꾸다 / 한민당의 본심 / 미군정의 파트너가 되다 / 중경임정을 추대하라 / 반탁운동의 거센 파도에 휘말리다 / 표류하는 한민당 / 단정운동 세력으로 거듭나다 / 반전의 계기, 과도입법의원 선거 / 한민당의 곡예
4장 혁명을 위해 분단의 벽을 쌓다|김일성과 북조선공산당|
보천보 영웅의 귀국 / 북조선분국을 조직하다 / 부르주아민주주의에 입각한 민족통일전선 정부를 수립하라 / 민?공 연립노선과 조만식 / 신탁통치반대운동의 파동 / 민주기지를 건설하라 / 중앙을 장악하라, 북조선임시인민위원회 / 좌우의 날갯짓은 다르다 / 체제를 공고히 하라 / 분단으로 가는 길
5장 단정으로 권력을 꿈꾸다|이승만과 독촉국민회|
특별한 환대 / 미국의 두 얼굴, 신탁통치안과 과도정부 수립 방안 / 하나의 깃발 아래 뭉쳐라 / 어떻게 하면 집권할 수 있을까 / 과도정부안의 실현체, 민주의원의 탄생 / 좌익을 공격하고 지방을 조직하다 / 단정 선언으로 세상을 뒤흔들다 / 이승만, 하지와 충돌하다 / 방미 외교에 나서다 / 최대의 위기, 2차 미소공동위원회 / 평생의 꿈
6장 임정법통론으로 신민주국가를 건립하라|김구와 한국독립당|
출사표 / 김구의 선택 / 좌우의 정부가 만나다 / 신민주국가, 일체의 독재를 배격하자 / 임정법통론으로 신국가를 건설하라 / 쿠데타 / 비상정치회의에서 민주의원으로 / 당과 대중조직을 강화하라 / 잠시 좌우합작을 지지하다 / 두 번째 쿠데타 / 결별과 재탄생
7장 좌우가 공존하는 민족통일국가를 꿈꾸다|김규식과 좌우합작위원회|
민주의원으로 미소공위에 대처하라 / 여운형과 함께 좌우합작에 나서다 / 민족통일국가의 수립을 위하여 / 중간파의 탄생 / 남조선과도입법의원은 누구의 기관인가 / 친일 잔재를 청산하고 토지개혁을 실시하라 / 미소공동위원회의 훈풍 / 새로운 희망을 위하여
8장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의 탄생
냉전의 시작 / 단정으로 가는 길 / 미?소양군철수운동 / 분단을 막아라 / 남북요인회담의 성과, 그러나 / 민주주의의 신호탄 5?10선거, 그 빛과 어둠 / 헌법의 탄생 / 대통령제냐 내각책임제냐 / 대한민국의 탄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