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쓰는 목민심서
도시경영의 리더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주는 최고의 실전형 교과서
새로 쓰는 목민심서
이진훈 지음, 도서출판 학이사 펴냄
■ 실학이란
실학은 봉건제 말기의 위기적 상황 속에서, 그 동요와 붕괴의 역사행정에 동행하면서 새로운 국가 사회를 전망하고 현실을 개혁해 나가고자 자연스럽게 생성된 사상이다. 대표적인 학자로는 다산 정약용을 꼽는다. 오늘날에 실학은 크게 두 가지로 해석한다. 성리학에 대한 반성으로 자기 수양을 우선시하는 유학 본래의 지향을 추구하는 학문으로 보는 해석과 한편으로는 공허한 논쟁에 빠진 당시 조정과 학풍에 대해 비판하는 실천적 성격에 중점을 둔 해석으로 나뉜다. 정약용은 두 가지 개념 모두를 포괄해 실학을 집대성한 것으로 꼽힌다.
■ 21세기에 새로 쓰는 목민심서
저자 이진훈은 미국 유학시절부터 실용주의(Pragmatism)에 관심을 가졌다. 발생 시기가 조금 늦지만 지향하는 바는 실학과 맥을 같이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사실이나 실체를 기초로 하여 문제를 풀어가고, 공리공론에 얽매이기보다는 삶의 현장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간다는 점이 그렇고, 과학적·합리적 해결 방안을 추구한다는 것도 같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선시대에 다산 선생이 ‘목민심서’를 썼듯이 오늘을 사는 공직자로서 새로이 목민심서를 썼다. 그동안 경험한 일들에 대해 맥락을 갖추어 쓰되, 아쉽게 이루지 못한 일들도 함께 담아 읽는 이에게 타산지석이 되게 했다.
저자는 도시경영자가 지녀야 할 철학과 구체적인 방법론을 다산의 ‘목민심서’를 바탕으로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새롭게 풀어낸 책이다. 일이 되도록 하는 행정, 삶을 변화시키는 정치를 위한‘이라는 부제가 붙은 책에는 도시경영의 원칙과 방법, 문제와 해결 방안, 도시경영자에게 요구되는 소양과 역할 등을 조선시대의 실학자 다산 정약용과 저서 ‘목민심서’를 해설하면서, 오늘날의 실정에 맞게 현실감 있고 꼼꼼하게 제시한다. 책을 읽다보면 정약용의 사상은 물론 실사구시 정신과 실학사상에 대한 저자의 폭 넓은 이해를 알 수 있다.
■ 실사구시 정신을 오늘날에 적용할 수 있도록 알려주는 실용서
저자는 책에서 실사구시의 의미를 ‘일을 쓸모에 맞게 바른 방향을 정해 충실한 성과를 만드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목민심서와 경세유표 등 고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도시계획에서부터 건설, 환경, 복지, 문화 등 현대 도시의 다양한 문제들을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어떻게 풀어야 할지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했다. 이를 통해 도시경영에 요구되는 실사구시 리더십을 규정, 실사구시 정신의 현대적 적용 방법을 쉽게 보여준다.
행정가 출신인 저자가 실학에 대한 탁월한 지식을 보여주는 이 책에는 200년 전의 다산이 목민관을 지낸 곡산도호부사 시절의 경험을 그대로 설명해주는 듯, 저자 자신이 집행했던 행정방침과 목민심서에서 다산이 하고자 했던 말이 오늘날에도 그대로 적용된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책에서는, 1부 실용을 우선하라- 되는 방향으로 일하기, 2부 합리를 지향하라? 창의적으로 일하기, 3부 실상을 파악하라- 좋은 결과를 내는 일하기, 4부 쓸모에 맞게 하라- 삶을 변화시키는 일하기 등 4부로 나누어 도시경영자에게 꼭 요구되는 사항을 실사구시의 정신에 맞게 정리했다.
자신이 경험한 많은 사례들을 ‘목민심서’와 비교해 자세하게 설명함으로써 정치와 행정 분야에서 일하거나 일하기를 원하는 사람, 특히 도시경영의 리더를 꿈꾸는 사람들에게는 최고의 실전형 교과서로 권할 만하다.
■ 저자 이진훈은
경북 상주에서 태어난 저자는 충남대 행정학과를 졸업, 경북대와 미국 마이애미대학에서 행정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충남대 재학 중 22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개천에서 용났다는 평을 들으며 공직의 길로 들어섰다. 대구시 문화체육국장과 경제산업국장, 대구수성구청장으로 일했다. 지은 책으로는 ‘실사구시에서 답을 찾다’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