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만요, 커피 한잔 타 올게요
거의 매일 쓰기를 생각하고 쓰기를 멈추지 않았습니다. 글을 통해서 시간과 타협을 하면서 살아가야 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들을 떠나보내야 하는 상실은 경험한다고 적응이 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한 번 생긴 상처가 아물기까지는 약을 바르고 덫이 나지 않도록 관리를 잘해 주어야 하는 시간과의 싸움을 해야 했습니다. 나에게 나의 현재를 가장 잘 전달하는 방법이 글을 쓰면서 마음을 다져 가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글은 나에게 나를 납득시키는 삶의 방식이 되었습니다. 쓰기는 멈추지 않고 살아갈 수 있도록 해 주는 동력이 되어 주었습니다. 앞으로의 시간 속에서도, 나는 그런 시간에 오래도록 있을 것입니다.
〈사랑하니까!〉에서는 여전히 사랑 안에서, 사랑을 키워 나가야 비로소 삶이 삶다워짐을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사랑도 저절로 다가오거나 이뤄지는 것이 아님을 압니다. 손을 뻗어 닿으려 애써야 하고, 내가 먼저 마음의 품을 열어 놓아야 합니다. 은근하지만 뜨거운 사랑을 시작하고 싶은 몸짓을 적었습니다. 〈지우개 사용법〉은 책 속에 작은 시집을 넣어 감성에 몰입을 해 보도록 쉼표를 달았습니다. 〈딴짓 좀 하면 어때요!〉에서는 엉뚱하게 살아도 결국 내가 사는 삶은 특별히 변하지 않을 거라는 믿음을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다르게 생각하고 다르게 행동한다는 것은 삶을 새롭게 해석해 보고 싶다는 적극적인 의미일 겁니다. 〈잠시만요, 커피 한잔 타 올게요〉에서는 차분하게 나를 성찰하며 쉬고 싶을 때는 멈추고, 갈 수 있는 곳은 어디나 갈 마음의 자세를 갖추고자 했습니다. 커피 한 잔의 시간은 나에게 주는 최고의 안락한 휴식입니다. 〈글쎄, 생각 중이야〉에서는 일상을 단단히 만들기 위해서 다양한 생각들을 정리해 나갔습니다. 생각이 주는 힘을 믿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글들은 시적 형식을 갖추면서도 난해하지 않고, 쉽게 읽히는 글을 쓰려고 노력했습니다. 글 속에 들어가 있는 삶을 대면하는 나의 마음이 다른 이에게 전이될 수 있도록 말입니다. 글을 쓰는 일이 쉽지만은 않은 작업이었지만, 쓰고 읽으면서 나의 글에 스스로가 안전하게 적응되어 갔습니다. 모든 글들을 시라고 읽어도 좋습니다. 산문이지만 시적 감성을 그대로 담았습니다. 노랫말처럼 흥얼거려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만큼 빠르게 공감할 수 있는 글을 쓰고 싶었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누구에게나 ‘나’는 ‘나’로 전달이 되기를 바랍니다. ‘내’가 다른 ‘내’가 될 수 없듯이 모두의 ‘나’로서 읽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