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의 발견
인생을 바꾸는 단 하나의 질문, “오늘 기분 어때?”
혼돈의 시대, 불안정한 감정을 다스리고 행복과 성공을 부르는 감정 표현의 기술!
오늘날 현대인의 정신 건강 상태는 심각한 수준이다. 갈수록 각박해지는 현실에 2020년에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확산까지 겹쳐 지독한 우울과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불안 장애’나 ‘분노 조절 장애’ 같은 단어가 일상적으로 쓰이며 관련된 범죄 뉴스가 심심치 않게 들린다. ‘공감 능력 부재’로 사회적 약자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등의 행위가 전 세계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
객관적 이성의 힘으로 주관적 감성을 억누르고 통제해야 한다는 믿음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감정은 인간의 자연스러운 본성이며 우리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이해하고 조절해야 하는 대상이다. 이런 관점을 토대로 20년 이상 감정과 감성 지능(Emotion Intelligence)을 연구해 온 예일대 감성 지능 센터장 마크 브래킷 교수는 첫 저서인 《감정의 발견》에서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지금 거대한 위기에 맞닥뜨렸다. 그리고 그 가장 큰 희생자는 우리 아이들이 될지도 모른다.”
저자는 이 책에서 어린 시절 지독한 괴롭힘과 성적 학대를 당한 경험을 담담하게 고백한다. 그의 ‘구세주’ 마빈 삼촌이 “마크, 기분이 어때?”라는 질문을 던지지 않았다면,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 ‘공감’과 ‘경청’의 태도로 들어 주지 않았다면, 자신의 인생은 끔찍해졌을지도 모른다고 이야기한다. 누군가가 그의 솔직한 이야기에 진심으로 귀 기울여 주었기에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표현하고 다스릴 수 있게 되었으며 자기 자신이야말로 ‘감정 훈련’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 주는 살아 있는 증인이라고 말한다.
더 이상 괜찮은 척, 멀쩡한 척, 행복한 척하지 말라!
감성 지능을 행복과 성공의 원동력으로 바꿔 주는 감정 과학의 힘
자기 자신을 ‘감정 과학자’라고 부르는 마크 브래킷 교수는 지금까지 우리가 감정을 감추는 데에만 급급했다며 성공하고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감정을 현명하게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두려움, 소외감, 분노 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는 것은 잘못이 아니다. 기쁨, 유쾌함, 활발함 같은 긍정적인 감정으로 일상이 가득 차야만 한다는 생각도 착각이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느끼는 복잡하고 다양한 감정을 있는 그대로 인식하고(Recognizing) 정확하게 이해하고(Understanding) 구체적인 이름을 붙이는(Labeling) 과정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 그런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고(Expressing) 건전하고 건강한 방식으로 조절할(Regulating) 수 있어야 서로 바람직한 방향으로 소통하는 관계와 사회를 만들 수 있다.
저자가 개발한 감정을 다루는 다섯 가지 기술, 즉 RULER 기법은 감정을 대하는 데 가장 영향력이 크고 효과가 빠른 접근 방식이다. 감정 인식하기, 감정 이해하기, 감정에 이름 붙이기까지의 세 단계는 감정을 인지하는 데 활용하는 ‘사고 기술’이다. 이 기술을 좀 더 잘 배우고 쓰기 위한 보조 도구로 저자는 무드 미터(Mood Meter)를 활용하라고 제안한다. 무드 미터는 인간이 경험하는 다채로운 감정을 한데 모아 놓은 그래프로, 우리의 기분을 정확하게 세분화하여 알아차리는 데 크게 도움을 준다.(무드 미터는 책 속 삽지로 들어가 있다.) 그다음으로 감정 표현하기와 감정 조절하기의 단계는 실생활에서 우리의 감정을 드러내고 다스리는 데 활용하는 ‘행동 기술’이다. 감정 조절하기가 특히 어려운데 저자는 마음 챙김 호흡, 전망하기, 주의 돌리기, 인지 재구조화, 메타 모먼트(Meta-Moment) 등 구체적인 전략을 통해 끊임없이 연습하고 시도하라고 권한다.
감정을 자유롭게 표현하도록 허용하면서, 동시에 실패해도 괜찮다는 여지를 자신에게 줘야 한다. 실패한 뒤에는 다시 시도하면 된다. 한두 번 깊게 호흡하고 최고의 자아를 떠올리고 첫 단계부터 다시 시작하자. 그런 순간에는 다른 사람에게 하듯 자신을 용서하는 용기도 필요하다. 용기란 시도했던 모든 방법이 실패했을 때 전문적인 도움을 구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239쪽, ‘제8장 감정 조절하기’ 중에서
기쁘다, 슬프다, 기분 나쁘다…
딱 세 단어로 감정을 표현하기에 우리 존재는 너무 복잡하다
내 기분을 제대로 알아차렸을 뿐인데 인생이 바뀌는 기적!
왜 가정과 학교에 감정 기술을 교육하고 훈련하는 과정이 필요할까? 어린 시절 마크 브래킷 교수를 구원해 준 마빈 삼촌은 20년간 뉴욕에서 중학교 교사로 일하며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다. 어린이들이 성공을 향해 가는 교육 과정에 ‘감정을 받아들이고 현명하게 사용하는 능력’과 관련된 내용이 빠져 있었다. 만약 모든 아이가 감성 능력을 습득하며 성장한다면 그들은 자연스레 더 나은 어른이 될 것이고 스스로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건전한 세상을 만드는 데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부분에 주목한 저자는 예일대 아동 연구 센터 교수로서 대학교 안에 감성 지능 센터를 설립하여 RULER 기법을 광범위하게 전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재 미국 전역과 전 세계에 걸쳐 2000여 곳의 학교에 RULER 기법이 도입되었으며, 스트레스와 번아웃이 감소하고 학교 분위기가 좋아지며 학업 성취도가 향상되는 결과가 나타났다. 다음은 실제로 감정 훈련 워크숍을 경험한 학생들의 반응이다.
“나의 약한 면을 보여 주는 것이 우정을 비롯해 더 깊은 관계를 쌓을 훌륭한 기회라는 점을 알게 됐다. 때로는 다른 사람에게 그러하듯 자신에게도 온화해야 하고, 다른 사람을 이해하듯 자신도 이해해야 한다는 것 또한 배웠다.”
“차분함, 평온함, 집중력, 전반적인 행복은 모두 내 손이 닿는 곳에 있다. 이번 워크숍에서 깨달은 지혜를 내재화하기만 하면 된다.”
―316쪽, ‘제10장 학교에서의 감정’ 중에서
오늘날 많은 직업이 고도의 의사소통 능력을 요구하고 있기에 특히 감성 능력이 중요해지고 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온라인으로 연결성이 강화되면서 각종 감정 노동과 완전히 새로운 종류의 고통에 시달리는 것이 현대인의 일상이기도 하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면 더더욱 자신과 타인의 감정에 주목해야 한다. 각자의 나약함을 인정하고 서로 감정을 더 많이 표현하는 것이 회사 분위기를 개선하고 최고의 인재를 끌어들이는 방법이다.
제너럴 일렉트릭의 전설적인 경영 전문가 잭 웰치(Jack Welch)는 이렇게 말했다. “감성 지능을 가진 사람은 학교 성적이 좋은 사람보다 훨씬 드물지만 내 경험상 실제로 훌륭한 리더를 만드는 건 감성 지능입니다. 절대 무시해선 안 됩니다.”
―337쪽, ‘제11장 직장에서의 감정’ 중에서
이 책은 감정을 어떻게 대하고 다뤄야 할지를 전 세계 독자에게 공유하기 위한 결과로, 감정 연구의 정수(精髓)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감정 문제로 끊임없이 크고 작은 어려움을 겪는 수많은 사람들을 향해 저자는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지혜롭고 현명하게 감정 문제에 대처하자고 이야기한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로 한층 각박해진 현실과 관련해 저자는 최근 〈퍼블리셔스 위클리〉와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미친 듯이 말도 안 되는 상황이지만 이런 조건을 끌어안고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면대면이든 온라인이든 인간관계는 인간관계입니다. 집에서 온라인 수업을 듣든 학교 교실에서 수업을 듣든 학생들은 감정을 느낍니다. 한 교장 선생님이 말씀하셨듯이 ‘학교가 아니라 사람이 곧 환경’입니다. 저는 가상 세계에서 더더욱 RULER 기법을 활용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람과 사람이 직접 만나기 힘든 비대면 상황이 급속히 늘어나는 현재, 우리의 감정은 무사한가? 《감정의 발견》은 그 질문에 대한 종합적이면서도 흥미로운 답변이 되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