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바람, 쿠피그널의 약탈 영한대역 (개정판)
책 소개
Red Wind(붉은 바람) by Raymond Chanlder (1938)
챈들러의 단편 중 가장 유명한 것 중의 하나이다.
아래 구절은 그야말로 유명한 이 단편의 서두이다.
그날 밤 사막바람이 불고 있었다. 이것은 뜨겁고 건조한 전형적인 산타 아나바람으로 산길들을 타고 내려와서는 머리카락을 감아 돌고 신경을 움찔 놀라게 하고 몸을 가렵게 한다. 이런 날이면 술판은 꼭 싸움으로 끝난다. 말 잘 듣던 어린 아내들이 고기 써는 칼의 날을 더듬어 보며 남편들의 목덜미를 살피고 있다. 어떤 일도 일어날 수 있다. 칵테일 바에서도 맥주를 가득 채워 준다.
1930년대의 부패한 사회와 그 사람들에게 대하여 조소적이고 반항적으로까지 들리는 이야기는 처음부터 끝까지 필립 말로우의 나레이션으로 진행된다.
전반적으로 상당히 많은 은유적인 묘사를 많이 사용하여 여간 주의하지 않으면 놓치는 부분이 많을 수 있고 챈들러는 의도적이던 아니던 그리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지 않다.
예를 들어 왜 필립 말로우가 가짜 진주 목걸이를 만들었는지 그냥 건성으로 읽어 내려가다 보면 그 의미를 놓치기 쉽다.
흑백 필름 누아르의 인상을 듬뿍 준다는 평가를 받는데 사실은 그 반대로 필름 누아르에 지대한 영향은 끼친 것은 레이먼드 챈들러와 대실 해밋이다.
The Gutting of Couffignal(쿠피그널의 약탈) by Dashiel Hammett (1925)
전형적인 영국형 미스터리와는 파격적일 정도의 차이를 보이는 해밋의 하드보일드 단편이다.
따라서 앨런 포우, 코난 도일, 아가사 크리스티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문장이다.
그저 단순하고 무뚝뚝하고 불필요한 수식어가 거의 없고 단숨에 읽어 내려갈 수 있을 정도로 문장도 쉽다.
범죄를 저지른 당사자는 아래처럼 고백하며 자신을 정당화시키려고 한다.
There was no place for us in the world. Outcasts easily become outlaws. Why not? Could it be said that we owed the world any fealty?
이 세상에서 우리가 갈 곳은 없었어요. 사회에서 버림받은 사람들은 쉽게 범법자가 되는 법이에요. 그래서 안될 이유라도 있는가요? 우리가 이 세상에 대하여 성실하게 살겠다고 맹세라도 했단 말인가요?
망명한 러시아 공주, 부유한 은퇴자들의 섬을 터는 갱단들, 사회적 불평등, 그리고 처음부터 끝까지 이름을 밝히지 않는 무표정한 탐정이 등장하는데 한때는 공산주의자였던 해밋은 결국 통념적인 정의의 손을 드는 것으로 종결을 짓고 있다.
역자의 말
레이먼드 챈들러와 대실 해밋의 단편 중에서 국내에 아직 소개되지 않은 중요하게 꼽히는 한 작품 씩을 골랐다.
챈들러의 붉은 바람은 영한 대역으로서는 여전히 만만치 않다. 챈들러 특유의 은유적이고 때로는 모호하고 상세하게
설명하기를 꺼려한다.
하지만 해밋은 수월한 중급 정도의 영문으로 무뚝뚝하지만 쉽게 읽어 내려 갈 수 있다.
고답적인 30년대 문장을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어 될 수 있는대로 원문의 어감을 살리면서도 국내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문장을 다듬으려고 노력하였다.
역자 : Jay Lee
책속에서 뭔가를 찾아 온 사람, 번역은 (콤마) 하나도 빠뜨리지 않으면서도 물 처럼 흘러야 한다고 생각하며 노력하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