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내가 쓴 시
8살의 아이는 어느 날인가, 나에게 시를 적었다면서 세
편의 시를 보여주었다.
뛰어나게 잘 쓴 글은 아니었지만, 8살 나이에 어울리는
귀여운 시였던 건 분명했다.
글 쓰는 게 좋은 건지, 받는 사람을 기쁘게 해주고 싶
은 건지 알 수는 없지만,
아이는 종종 엄마, 아빠에게 그리고 글을 모르는 네 살
동생에게도 편지를 써 건네주었다.
아주 솔직한 그 순간의 이야기들이 담긴 글들을 기록
하고 싶었고,
마침 책을 만드는 온라인 클래스에 관심이 있던 나는
그렇게 책을 만들자고 아이에게 제안을 했다.
자신이 쓴 글이 책으로 만들어진다니, 실은 나에게도
없던 일이 이 조그마한 아이에겐 얼마나 벅찬 일이었
을까.
그렇지만 아이가 힘들거나 부담스러워할까 봐 그저 기
다려주었다.
나는 아이가 어쩌다 적어주는 글에 같은 제목으로 글
을 적어나갔고,
그렇게 함께 쓴 시가 만들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