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우리들 인간은 필경 해와 달 속에 파묻혀 살고 있음을 새삼 느껴 마지 않는다. 왜냐하면 모든 달과 날을 헤아리며 살고 있기 때문인 것이다. 이것을 서양 사람들은 시간〉이라고 하겠지만 우리 동양 사람들은 춘하추동이라든가 일월성신(日月星辰)이라고 하는 등 무수한 시간을 일러 〈세월〉이라는 그윽한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다.
그같은 〈시간〉과 〈세월〉의 관념이 다름에서 생각되는 것은 ‘시간은 인간을 위하여 만들어진 것이지 인간이 시간 때문에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라고 갈파한 르네상스 시대의 대표자로서 문학자 이며 의학자이며 성업자(聖業者)였던 프랑스 라블레의 말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