썩어지는 큰 나무
초부목동(樵夫牧童)의 발자취는 이르지도 못하는 깊은 산골에 큰 나무 한 그루가 자라고 있었다.
뿌리는 만세반석(萬歲磐石)의 가슴을 뚫고 들어가 꽉 박혀 땅속의 깊은 정기 빨아올리고, 키는 3백 척이 넘어 검푸른 얼굴을 구름 위에 내밀고 하늘의 영원한 바람을 받아 마셨다.
굵은 가지는 사방으로 퍼져 푸른 차일 구름같이 벌리고, 우뚝하고 버텨서는 몸집은 틀지고도 억세어 마흔 사내가 둘러서도 헤아릴 수 없었다.
나이 몇 살인지 일러줄 사람도 없고, 온몸에는 춘풍 추우에 씻기고 상한 자취도 산 역사의 기록이 가득 하였는데, 퍼렇게 이끼조차 성하여 더 거룩한 빛을 더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