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해골과 깜부기
환상적인 성향이 강한 작풍으로 알려진 작가 유메노 큐사쿠의 소설로, 1934년 「모든 읽을거리(문예춘추 발행) 」에 발표되었다.
수평사(1927년 1월에 결성된 일본의 부락해방운동단체 )의 수평신문(1935년 1월 5일)에서 피차별 부락(일본의 천민이 사는 마을)에 대한 차별을 조장한다고 비난받기도 했다.
소설에 등장하는 「산카」는 한곳에 정착하지 않고, 산간이나 물가에서 표류 생활을 했던 일본의 유랑민을 일컫는 말이다. 시대에 따라 부르는 명칭이 다르다. 주로 혼슈의 산지에서 집단을 이루고 살았으며, 죽세공 · 사냥 등을 업으로 했다.
작품의 줄거리
메이지 중엽에 있었던 어느 사건.
치쿠젠 노가타의 변두리에 한 채의 선술집이 있었다.
주인은 도로쿠라고 하는데, 60세 정도의 독신 노인이다. 손님 대접이 능숙하여 장사는 순조로웠고, 또 가게 앞에 모여드는 거지에게 시주를 주는 등 선한 면도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도로쿠가 변사체로 발견된다. 경찰 조사에서 특별히 의심스러운 점은 찾을 수 없었기에, 모종의 중독에 의한 사망으로 처리됐다.
그렇게 마을 사람들에 의해 장례가 치러지는데 갑자기 의문의 남자가 나타난다.
저자소개
유메노 큐사쿠
1889-1936
소설가. 본명은 스기야마 야스미치. 후쿠오카 출생.
부친은 정치가 스기야마 시게마루. 부친에 대한 반발과 갈등 속에서, 조부 밑에서 유소년 시절을 보낸다.
후쿠오카현립 중학 졸업 후, 게이오기주쿠대학에 진학하지만, 부친의 반대로 중퇴하게 된다.
그 후 출가하여 수행 생활을 하기도 하였으며, 노(일본의 가무극) 교수, 신문기자 등 다양한 경험을 한다.
1922년부터 동화를 발표하였고, 1926년「신청년」의 창작 탐정 소설 공모에 「요괴의 북」으로 당선되며 작가의 반열에 오르게 된다.
그의 작품을 읽은 부친이 ‘유메노 큐사쿠가 쓴 소설’이라고 평하자 그것을 그대로 필명으로 쓰게 되는데, 이는 예전 후쿠오카 지역의 방언으로 ‘몽상가’, ‘꿈만 좇는 사람’이라는 의미이다.
추리소설뿐만이 아니라「압화의 기적」(1929), 「이누가미 박사」(1931) 등 미분화된 의식의 세계를 추구하는 작품을 발표하였고, 「얼음의 끝」,「암흑 공자」(1933) 등을 통해서 소설가로서 입지를 다지게 된다.
1935년에는 구상에서 집필까지 10년 이상이 걸린 대작 「도구라 마구라」를 발표, 미치광이가 쓴 추리소설이라는 형식을 취하면서 ‘존재 상의 살인’을 주제로 한 철학적이고 이색적인 작품으로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하지만 접객 중에 뇌출혈로 쓰러져 47년의 생애를 마치게 된다.
그의 소설은 그 구성상 독특하면서도 특이한 형식을 취하고 있는 것이 많다.
그중에 하나는 한 사람이 계속해서 이야기하며 사건의 경위를 밝히는 ‘독백체 형식’이고, 다른 하나는 편지글을 그대로 문장으로 나열하여 작품으로 만드는 ‘서간체 형식’이다.
당시에는 추리작가로 알려졌으나, 추리, 범죄의 영역에만 국한되지 않고 이상, 광기, 신비, 환상의 세계를 탐구했던 그의 작품은 현재에 이르러 높이 평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