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 칼림바
이 책은 한국 땅 바다 건너 섬나라에 사는 ‘조센진’이, 내면의 불안과 죄의식과 꿈과 또 용감한 커밍아웃과 해방과 역전의 생애 경험을 들려주는 구술기록이다.
일본 사회는 끊임없이 일본인이 되라고 강요하기 때문에, 재일 조선인은 어릴 때부터 ‘나도 일본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성장하면 차별을 피하려고 귀화하여 법적으로 일본인이 된다.
그러나 ‘주류인 콤플렉스’가 실현되었다고 해서 귀화한 모든 사람들이 자신을 일본인으로 정체화하고 사는 건 아니다.
역설적이게도, 내가 만난 사람 중에는 오히려 귀화하고 나서 그동안 필사적으로 숨겨온 자신의 진짜 얼굴을 밖으로 드러내기 시작한 사람들도 있었다.
그깟 ‘주류인 콤플렉스’쯤은 개돼지에게나 줘버리고, 혐오와 멸시의 딱지인 ‘조센진’의 이름표 따위 까짓거 가슴팍에 기꺼이 붙이고 다니겠노라 외치는 것처럼 말이다.
이들은 왜 구태여 차별받는 재일 조선인으로 살아가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