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베스크 - 聖俗
권태철 시집 〈아라베스크-聖俗〉은 목질, 수직, 수평, 나무, 성속, 시간, 펄, 그림자, 가면, 대류, 공중 호수, 혀, 균열, 기화, 차원 축소 등과 같은 이미지를 망(網) 구조로 엮어 聖과 俗의 문제를 생각해 보았다. 자연과 빛, 순환 더 나아가 생명과 문명에 대한 저자의 솔직한 감정과 표현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또한 이미지 시론에서는 첫째 망(網) 표현1, 둘째 이미지 시, 셋째 망(網) 표현2, 넷째 은유, 방정식에 대한 저자의 관점과 생각을 담았다.
저자는 그물망 표현의 목적은 창발 현상의 유도라고 말한다. 창발 현상은 자발적 패턴이 만발하게 하는 것, 사통팔달의 관계에 의해 의도한 것 이상의 무늬가 솟게 하는 것, 꽃과 새와 뱀이 뛰놀게 하는 것 등이고, 궁극적으론 시에 의식이 출현케 하는 것이다. 하여 누구나 ‘形’의 영감을 받도록 하는 게, 망 표현의 목적이다.
이 시집은 이슬람 사원의 벽면 장식이나 공예품 등에서 볼 수 있는 무늬 양식인 ‘아라베스크’처럼 촘촘하게 엮인 망(網) 구조를 잘 표현했다. 제목을 생각한다면 한층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의도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