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마술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핼러윈 파티에서 한쌍의 남녀는 사랑을 속삭인다. 여자는 1년간 깊은 고통의 시간을 보냈고 이제야 진정한 사랑을 만났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끝난 줄 알았던 시련이 되살아난다. 이로써 1년 전 똑같은 핼러윈 밤에 그녀를 옭아맸던 사악한 남자의 맹세가 실현된 셈이다.
〈책 속에서〉
그날은 신비주의가 지배하고 사람들의 마음이 희미한 호박등의 마술 빛 아래 하나가 되는, 흥청망청 핼러윈이었다. 애플 보빙(물 양동이에 들어있는 사과를 입으로 건지는 핼러윈 놀이?옮긴이), 점치기, 얼룩덜룩한 의상과 가면, 모든 것이 소망 촛불에 반짝이는 시간.
이런 장면 한복판에서 비극을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까마는 때때로 비극은 즐겁게 마시고 떠드는 사람들 사이를 빠르게 지나고, 수많은 두건 달린 겉옷들은 최고의 강심장도 떨게 만든다. 빛과 어둠이 다르듯 비극과 즐거운 겉모습은 다르다.
호박등들이 희미하게 빛났고, 축제가 열리는 아름답고 예스러운 정원으로 불어오는 바람에 각양각색의 불빛들이 흔들리다 그늘지고 어두워졌다.
저자소개
지은이 릴리언 헌틀리 해리스(Lyllian Huntley Harris)
미국 조지아 주 애틀랜타 인근 풀턴 카운티에서 태어났다. 부모님이 이혼한 후 어머니 매티 메이 헌틀리의 손에 자랐고 주된 생활 무대가 조지아 주 중부였다는 점 외에 개인 이력이나 작가 활동에 대해 알려진 것은 많지 않다. 많지 않은 작품 중에서 해리스의 대표작이라고 할 만한 단편 「핼러윈 맹세」는 《위어드 테일스》에 발표되었다. 그러나 작가 사후 몇 차례 호러 선집에 실리는 과정에서 다른 작가의 이름이나 작자 미상으로 수록됐다가 나중에 수정되는 등 작가로서는 불운했던 것 같다.
옮긴이 정진영
대학에서 영문학을 공부했다. 상상에서는 고딕 소설의 그로테스크한 분위기와 잿빛의 종말론적 색채를 좋아하나 현실에서는 하루하루 장밋빛 꿈을 꾸면서 살고 있다. 고전 문학 특히 장르 문학에 관심이 많아서 기획과 번역을 통해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작가와 작품을 소개하려고 노력 중이다.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작가와 작품을 재조명할 때 큰 보람을 느낀다. 스티븐 킹의 『그것』, 『러브크래프트 전집』, 『세계 호러 걸작선』, 『뱀파이어 걸작선』, 『펜타메로네』, 『좀비 연대기』 등을 번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