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자식을 팔아서 돈벌이를 하는 비정한 어머니에 관한 이야기다. 마귀라고 불리는 이 여자는 기형아를 낳았다가 돈벌이가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돈으로 이 여자를 부추기는 자들은 비인간적이라고 비판을 받았던 당대 "프릭쇼(freak show)"의 흥행사들이다. 자유자재로 기형아를 낳기 시작하는 여자, 그 비밀은 코르셋에 있다.
〈책 속에서〉
내가 오래 전에 있었던 이 섬뜩한 이야기와 이 섬뜩한 여자를 기억해낸 것은 며칠 전에 상류층 사람들이 애용하는 바닷가의 휴양지 해변에서 모든 이들의 흠모와 존경을 받는 젊고 우아하고 매력적인 한 유명 파리지엔느(파리 여자)를 보고난 후였다.
나는 한 친구로부터 작은 지방도시를 방문해달라는 초청을 받았다. 그는 주인 노릇을 하느라 나를 사방팔방으로 데리고 다니면서 지역 명소, 성곽, 산업 현장, 유적지를 구경시켜 주었다. 그는 기념비며 교회며 옛 조각문이며 거대한 나무 또는 이국적인 나무며 생 앙드레의 떡갈나무를 가리켰다.
내가 관광명소에 대한 감탄과 열의를 다 써버리자, 친구는 낙담한 표정으로 더는 볼거리가 남아있지 않다고 말했다. 나는 한숨 돌렸다. 이제야 나무 그늘 아래서 쉴 수 있겠거니 싶었다. 그런데 갑자기 친구가 탄성을 질렀다.
“아, 그렇지! ‘괴물들의 어머니’가 있었지. 너한테 그 여자를 보여줘야지.”
“괴물들의 어머니, 그게 누군데?” 내가 물었다.
저자소개
지은이 기 드 모파상Guy de Maupassant
최고의 단편소설 작가로 인정받는 프랑스 작가. 모파상은 소시민의 생활 주변과 일상, 사회의 병폐를 가차 없이 폭로하고 야유하는 것만이 "인간의 상태를 일체의 편견 없이 충실히 묘사하는 소설가의 임무"라고 주창한 졸라의 이론을 문학에서 극대화했다. 모파상은 졸라의 친구로서 자연주의의 전성기에 문단에 등장했지만, 문학사적으로 본다면 졸라보다는 플로베르의 후계자다. 그는 플로베르에게서 문학 수업을 받았다. 플로베르는 파리에 머물 때마다 그를 일요일 오찬에 초대해 문체에 대한 강의를 하고, 그의 미숙한 습작을 고쳐주곤 했다. 플로베르는 작가 모파상을 격려하고 감화시켰을 뿐 아니라, 파경을 맞은 부모 대신 양아버지 역할도 해주었다. 모파상의 단편소설들은 여러 가지 부류로 나눌 수 있다. 1870년 프랑스와 독일의 전쟁을 다룬 것, 노르망디 농민들을 다룬 것, 관료사회를 다룬 것, 센 강변의 생활을 다룬 것, 서로 다른 계층의 감정 문제를 다룬 것, 그리고 후기 소설에서 나타나듯 불길한 전조의 환각을 다룬 것 등이다. 이 소설들을 한데 모으면 1870~1890년의 프랑스인의 생활상이 포괄적으로 드러난다. 모파상의 작품은 넓은 스펙트럼을 지녔고, 생의 부정적인 면을 강조하는 숙명적인 페시미즘이 작품의 기조가 되고 있다.
옮긴이 정진영
대학에서 영문학을 공부했다. 상상에서는 고딕 소설의 그로테스크한 분위기와 잿빛의 종말론적 색채를 좋아하나 현실에서는 하루하루 장밋빛 꿈을 꾸면서 살고 있다. 고전 문학 특히 장르 문학에 관심이 많아서 기획과 번역을 통해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작가와 작품을 소개하려고 노력 중이다.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작가와 작품을 재조명할 때 큰 보람을 느낀다. 스티븐 킹의 『그것』, 『러브크래프트 전집』, 『세계 호러 걸작선』, 『뱀파이어 걸작선』, 『펜타메로네』, 『좀비 연대기』 등을 번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