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사람 과학하다
지구 위에 풍요롭게
살아남기 위한 인류의 고민
문명의 탄생부터 생명복제의 시대에 이르기까지
인류의 지속 가능성을 위한 과학 이야기
자연사와 역사와 만나는 시작점에 과학사가 있다. ‘과학사’는 말 그대로 과학과 관련한 역사다. 이 책은 지구에 살고 있는 3천만 종 이상의 생물 가운데 과학과 역사에 관심이 있는 단 하나의 종인 호모 사피엔스(슬기사람)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들은 환경에 적응하면서 살았다. 적응할 수 없는 환경에서는 서식지를 바꾸었고, 그래도 소용이 없는 경우에는 자연스럽게 멸종했다. 멸종은 새로운 생명이 등장할 수 있도록 생태계에 자리를 비워주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중요한 것은 내가 멸종하지 않는 것. 우리가 자연사를 배우는 것은 인류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서이다.
우리, 호모 사피엔스는 환경에 적응하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환경을 바꾸는 특이한 능력이 있다. 바로 농사를 짓기 시작한 것이다. 벌판에 불을 질러 밭으로 바꾸고, 흐르는 물에 물길을 내서 농사를 짓고 식수로 쓰며 도시를 만들었고 계급사회를 구성했다. 농업혁명을 거쳐 산업혁명에 이르렀고 인류는 풍요와 장수를 누리게 된다.
과학이 발전하면서 인류의 시야는 점차 넓어졌고 우주와 생명의 비밀이 풀리기 시작했다. 미생물을 알게 되면서 건강해졌고, 전자를 사용하게 되면서 눈에 보이지 않는 힘을 사용하게 되었다. 그러나 인류는 풍요와 장수의 결과로 인류세라는 대멸종을 경험하고 있다. 인간의 기술은 인간을 바꾼다. 단지 외형만 바꾸는 것이 아니다. 인간의 기술은 마음, 기억, 성격, 물질대사에 이르기까지 지난 600만 년 동안 일어나지 않은 변화를 앞으로 수십 년 안에 일으킬 것이다. 그것은 단지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미 시작된 일이다.
과학과 기술의 발전으로 생긴 문제는 다시 과학과 기술로 풀어야 한다. 과학사의 목적은 인류가 풍요롭게 살아남는 것이다. 이 책은 과학과 기술의 흐름을 보여준다. 문명의 탄생부터 생명복제의 시대에 이르기까지 긴 과학사의 여정 속에서 어떻게 하면 지구 위에 살아있는 생명체로 더 존재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시간을 가져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