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의 발
〈악마의 발〉은 영국 작가 아서 코난 도일 경이 쓴 56편의 셜록 홈즈 단편 중 하나다.
1910년 12월 영국 스트랜드 매거진(The Strand Magazine)에서 처음 발표되었다. 이어 1911년 1월과 2월, 미국에서 스트랜드(The Stand)지의 미국판에서도 소개되었다. 1917년 영국과 미국에서 출판된 홈즈 단편 모음집 〈그의 마지막 인사〉에도 수록되었다.
1897년 봄, 건강이 악화된 홈즈는 의사의 강력한 권고로 시골로 요양을 떠난다. 그는 왓슨과 함께 오래된 고대 유적과 외로운 황무지, 폭풍우 치는 바다로 유명한 콘월 지역 해안가에 작은 집을 빌리고 휴식을 취한다.
그러나 홈즈는 사건을 피해갈 수 없는 운명인지, 얼마 지나지 않아 기이한 사건과 마주친다.
인근 마을 신부의 집에서 하숙하는 트리게니스라는 사나이의 형제 셋이 하룻밤 사이에 기괴한 참변을 당한 것이다.
?트리게니스는 전날 밤 형제인 오웬, 조지, 그리고 누이인 브렌다 셋이 함께 사는 집에 가서 카드 놀이를 하다가 밤 10시 무렵 하숙집으로 귀가했다고 한다. 그런데 다음날 이른 아침 형제들에게 변고가 생겼다는 급한 연락을 받고 의사와 함께 가보니, 놀랍게도 누이는 죽어 있었고, 두 형제는 완전히 미쳐 있었다는 것이다. 게다가 셋의 얼굴에는 모두 엄청난 공포가 서려 있었다. 너무나 끔찍한 상황에 의사조차 거의 정신을 잃을 지경이었다.
신부는 큰 충격을 받은 트리게니스를 데리고 마침 근처에 머물던 홈즈를 찾아온 것이다. 세 형제는 전날 밤까지 아무 이상 없이 건강했으며, 달리 어떤 침입 흔적이나 도난 당한 물건도 없었다. 트리게니스는 악마의 농간이 아니면 이런 끔찍한 비극은 일어날 수 없다며 침울해 한다.
홈즈는 이 사건이 매우 이례적인 경우로 보인다는 데 동의하고, 왓슨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사건 조사를 수락한다. 홈즈는 현장 조사와 목격자들의 진술을 통해 사건의 윤곽과 용의자를 파악한다.
?한편 트리게니스 형제의 사촌인 저명한 탐험가 레온 스탕달 박사도 홈즈를 찾아온다. 그는 막 아프리카로 떠나려다가 사촌들의 갑작스러운 비보에 항해를 중지하고 돌아온 것이다. 박사는 홈즈에게 자신이 의심하는 점을 캐묻지만, 원하는 대답을 얻지 못하자 몹시 불쾌해하며 떠난다. 박사가 중요한 키를 쥐고 있음을 간파한 홈즈는 곧바로 그를 은밀히 미행한다.
?그런데 다음날 아침, 사색이 된 신부가 다시 찾아와 전날까지 멀쩡하던 트리게니스마저 누이 브렌다와 똑같이 죽었다고 알린다. 공황 상태에 빠진 신부는 전날 트리게니스가 강조한 것처럼, 이 한적한 마을에 악마의 저주가 내린 게 틀림없다고 한다. ?
그러나 홈즈는 비극의 원인을 악마에게 돌리는 것은 의미가 없으며, 연달아 발생한 참극은 모두 인간의 의지가 작용한 것이라 설파한다. 그리고 실제로 일어난 범죄를 직접 입증하기 위해 왓슨과 함께 과감한 절차에 돌입하는데...
홈즈가 파악한 사건의 진상은 과연 무엇이며, 트리게니스 4형제를 죽거나 미치게 만든 가공할 범인은 과연 누구일까?
코난 도일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홈즈 작품 12편에서 이 〈악마의 발〉을 아홉 번째로 선정했다. 마지막 장을 덮을 때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아슬아슬한 모험과 반전이 거듭되며, 홈즈 특유의 정의관이 돋보이는 수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