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건의 즉결처형, 두 목숨의 사나이
남북전쟁을 배경으로 한 비어스의 짧은 유령 단편 2편을 묶었다. 먼저 「두 건의 즉결처형」은 돈벌이를 위해 자원입대한 미국의 어린 병사들이 군대에 적응하지 못하는 문제의 일면을 보여준다. 그린 이등병은 자유에 익숙한 반면 엄격한 군기에는 버거워하는 당대 미국 젊은이들의 모습 그대로다. 그린은 상관을 폭행하고 군사 재판에 회부되어 사형선고를 받는다. 집행은 일사천리로 진행되고, 그린은 묻는다. 이 정도 사안이 과연 군사재판에서 사형선고를 받아야 하는지, 다른 해결 방법은 없었는지... 「두 목숨의 사나이」는 18보병연대 소속 데이비드 윌리엄 덕이 "죽은 덕"이라는 별명을 얻게 된 사연이다. 인디언 수족과 미군 사이에 벌어진 페터먼 학살 사건이 배경이다. 덕은 긴급 공문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인디언 무리의 공격을 받고 쫓긴다. 구사일생으로 목적지에 도착하지만 그를 대하는 상사의 태도가 영 이상하다.
〈책 속에서〉
1862년 봄, 뷰얼 장군의 대군이 샤일로 전투에서의 승리를 앞두고 전열을 가다듬고 있었다. 이 중에서 일부는 웨스트버지니아와 켄터키의 산간에서 많은 전투를 치르면서 혹독한 실전 경험을 쌓았으나, 대부분은 훈련이 되지 않은 풋내기 병사들이었다. 개전 초반이었고, 당대 미국의 청년들은 군인이라는 새로운 직업에서 자기들 취향에 딱 맞지 않는 특징들을 발견해냈고 이해심도 부족했다.
특히 군인의 핵심인 군기와 복종에 대해 그랬다. 어린 시절부터 모든 인간은 동등하다는, 매혹적이나 그릇된 신념에 감화되어 온 미국 청년들의 입장에서 명령에 무조건 복종하기란 쉽게 체득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었다. 군율에 가장 적응하지 못한 이들은 ‘풋내나는’ 어린 나이에 자원입대한 병사들이었다.
뷰얼의 부하 한 명에게 벌어진 일도 이런 배경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베넷 스토리 그린 이등병은 장교를 폭행했다. 전쟁 후반이었다면 앤드루 에이규치크(셰익스피어의 희극 『십이야』의 등장인물로 부유하지만 무능하고 겁 많은 멋쟁이 청년―옮긴이)처럼 그도 절대 그런 짓을 하지 않았을 터다. 그러나 시기적으로 군대에 적응하는 과정이었다는 점이 문제였다. 상대 장교의 고발이 있은 직후, 그린 이등병은 체포되어 군사 재판에서 사형을 선고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