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신문사 기자인 헨리 슬레이어는 세간에 화제인 어느 흉가를 다녀오라는 편집장의 지시를 받는다. 유령이 출몰한다는 그 집에서 하룻밤 있으면서 기삿거리를 가져오라는 얘기. 슬레이어는 참 기괴한 밤을 보내지만 이것이 과연 기사화될지는 의문이다.
〈책 속에서〉
코빙턴에서 안토니오 핀치와의 다툼 중에 살해된 헨리 슬레이어는 《신시내티 커머셜》의 기자였다.
1859년 바인 스트리트에 있는 빈집은 밤마다 벌어진다는 기이한 모습과 소리 때문에 일대 소동의 중심지가 됐다. 빈집 가까이 사는 존경할만한 거주민들의 증언에 따르면 이 소동은 이 집에 유령이 출몰한다는 것 말고는 달리 부합하는 가설이 없었다.
어딘지 굉장히 낯선 어떤 것과 함께 여러 형체들이 보도를 지나는 사람들의 눈에 띄곤 했다. 그 형체들이 어디에 있다가 홀연히 잔디밭에 나타나서 현관문으로 들어가는지, 그들이 정확히 어느 지점에서 나타났을 때처럼 홀연히 사라지는지 아는 사람이 없었다. 한편 목격자들은 이런 현상에 대해 충분히 긍정하면서도 두 명만 비교해도 서로 진술이 일치하지 않았다. 그들이 묘사하는 형체들의 모습이 제각각이었다.
저자소개
지은이 앰브로스 비어스(Ambrose Gwinnett Bierce)
미국 남북전쟁에 참전한 후 기자와 비평가로 샌프란시스코, 런던, 워싱턴에서 활동했다. 죽음과 공포라는 주제를 바탕으로 한 냉소적인 단편소설을 썼다. 1913년 미국 생활에 싫증을 느껴, 당시 혁명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있던 멕시코로 갔다가 1914년 1월 11일 멕시코에서 실종됐다. 오지나가 포위 공격 때 살해당했으리라 추정되지만 정확한 사망 경위는 수수께끼로 남아 있다. 19세기 철도 법안을 둘러싼 비리를 파헤쳐 저널리스트로도 명성을 떨쳤으며, 칸 영화제 수상 단편 「아울 크리크 다리에서 생긴 일 An Occurrence at Owl Creek Bridge」의 원작자이기도 하다. 불안이나 죽음의 공포 등 영혼의 극한적인 상태를 에드거 앨런 포의 전통에 따라 표현해 한때 포와 비견되기도 했다. 그러나 텔레파시 등 초자연적인 소재를 다룬 괴기 소설을 주로 쓴 탓에 인기에 비해 문학성은 인정받지 못했다. 삼류 괴기물로 평가절하 됐던 비어스의 작품은 1964년 그의 사후 50년 만에 미국의 한 출판사가 괴기 소설전집에 그의 작품을 소개하면서부터 재조명되었다.
옮긴이 정진영
대학에서 영문학을 공부했다. 상상에서는 고딕 소설의 그로테스크한 분위기와 잿빛의 종말론적 색채를 좋아하나 현실에서는 하루하루 장밋빛 꿈을 꾸면서 살고 있다. 고전 문학 특히 장르 문학에 관심이 많아서 기획과 번역을 통해 국내에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작가와 작품을 소개하려고 노력 중이다. 스티븐 킹의 『그것』, 『러브크래프트 전집』, 『세계 호러 걸작선』, 『뱀파이어 걸작선』, 『펜타메로네』, 『좀비 연대기』 등을 번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