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당신이 살았으면 좋겠다
“진료를 기다리며 읽다가 울어 버렸다”
41년간 5만여 명의 환자를 만난 미국 콜로라도 간호사가 기록한
인생의 마지막 순간 빛나는 반짝이는 마음들
★★★ 이해인 수녀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김수현 작가 추천 ★★★
★★★ 브런치 연재 화제작 ★★★
생명의 끈을 잡고 사투를 벌이는 곳. 정해진 시간에 제한된 사람만이 들어갈 수 있는 곳. 환자 자신에게도, 주변 이들에게도 일생에서 가장 견디기 힘든 곳. 살면서 절대 가고 싶지 않은 곳. 바로 중환자실이다.
이해인 수녀가 극찬하고,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의 김수현 작가가 감동받은 에세이 《그래도, 당신이 살았으면 좋겠다》는 41년간, 5만여 명의 환자를 돌본 간호사 전지은이 중환자실에 만난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낸 책이다. 미국 콜로라도 펜로즈 병원 중환자실에서 간호사로 일한 저자는 이 책에서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 사람들이 남기고 간, 삶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와 반짝이는 마음들을 전한다.
저자의 시선을 통해 전해지는 책 속의 모든 이야기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삶의 연장선상에서 죽음을 맞는 자세를 통해 지금 이 순간 가장 중요한 것, 소중한 것들이 무엇인지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시간은 기다려 주지 않으니 너무 늦기 전에 시작하라고,
이 책은 우리에게 간절한 목소리로 들려줍니다.”_이해인(수녀)
인생의 마지막 순간 발견한 삶의 소중한 가치들
40년 차 중환자실 간호사가 전하는 반짝이는 마음들
매일 죽음을 만나면 죽음에 담담해질 수 있을까. 삶의 절반 이상을 간호사로, 그중의 절반을 중환자실 간호사로 일한 저자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고 말한다. 그 무게감에 도망치고 싶은 적도 많았지만 그녀를 간호사로 계속해 살아가게 한 건 아이러니하게도 죽음은 삶의 연장선상에 있음을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마지막 순간 환자와 가족들이 보여 주었던 공통된 삶의 가치, 그 덕분에 오히려 더 열심히 하루하루를 살았다.
수술실에 들어가면서도 화장을 지우지 않았던 7호실 환자에게는 예쁜 모습으로 재회하고 싶었던 먼저 떠나보낸 사랑하는 이가 있었고, 극심한 우울증을 겪다 스스로 생을 마감한 아이는 자신의 신체를 나눠 주며 세상에 고마움을 전했다. 가게를 운영하며 그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왔던 30대의 젊은 아내는 과로사로 남편을 떠나보내며 미안하다는 말만 반복했다. 60년을 함께했던 아내를 보낼 수 없었던 남편은 뒤늦게야 아내의 뜻을 받아들이고 그 역시 아내의 뒤를 따라갔다.
어떤 삶을 살았든 삶의 끝에 선 이들에게 가족과 친구가 보내는 마음은 단 하나, “그래도, 당신이 살았으면 좋겠다”였다. 더 이상 함께할 내일이 없을 때, 내 곁에 있는 사람들에게 남기는 이 말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한다. 어떤 이는 사랑을, 어떤 이는 감사를, 어떤 이는 미안함을 남겼지만 그 안에 담긴 마음은 하나였다. 그곳에는 삶이, 사랑이 있었다.
“따뜻하지만 담담하다. 그게 삶이라는 듯 말이다”_ 김수현(작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를 살아가게 만드는 힘은 무엇일까
삶의 이유를 묻는 당신에게 건네는 보석 같은 메시지
저자는 언어도, 문화도 낯선 미국에서 40여 년간 간호사 일을 했지만 그에게도 처음은 쉽지 않았다. 한국말로 들어도 어려운 의학 용어를 놓치지 않고 들어야 했기에 항상 긴장했고, 돈을 벌어야 했기에 추가 근무도 도맡아 하며 결근 한 번 하지 않고 일했다. 간호 일은 물론 상담사 역할까지 하는 중환자실 케이스 매니저가 되기까지 요양원, 호스피스 병동 등 모두가 기피하는 곳들도 마다하지 않았다.
쉽지 않은 일들이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저자는 자신이 목격했던 수많은 죽음 앞에서 삶의 이유를 발견했다. 중환자실에서 만난 사연들은 삶의 형태는 제각각이지만 사는 모습은 같았다. 엄마의 마음, 자식의 도리, 사랑의 위대함,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자존감 등등. 환자의 손을 꼭 잡은 가족과 친구들이 “미안해, 사랑해”라는 말에 눈물을 흘리거나 손을 가만히 쥐는 모습에 오늘 하루를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삶에 대한 태도는 어때야 하는지를 깨달았다.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의 김수현 작가가 “따뜻하지만 담담하다. 때론 고단하고, 때론 손상된 채 살아가지만 그게 삶이라는 듯 말이다”라고 추천의 글을 썼듯이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보다 겸손한 시선으로 자신의 삶을 돌아보라고 말한다. 오늘을 살아가는 삶의 자세는 어떠해야 하는지, 별다를 게 없어 보이는 이 삶의 이유는 대체 무엇일지 고민해 본 이들이라면 이 메시지가 더없이 소중하게 다가올 것이다.
“이곳 삶의 굽이마다 마주하게 되는 이방인이라는 이질감.
애써 익숙한 척하는 아픔. 내가 느끼는 그 똑같은 것을 그들도 느꼈겠지.”
수만 명이 살아도 이방인에게는 외로운 땅, 콜로라도
이방인과 소수자들의 이야기 속에서 우리의 모습을 만나다
지금은 많이 나아졌지만 미국 콜로라도는 이방인에 대한 텃세가 심하고 인종차별도 있는 곳이다. 저자가 일했던 펜로즈 병원에도 한인을 비롯해 수많은 이민자들이 찾는다. 아픈 몸에 이방인에 대한 텃세까지 그들은 몸보다 마음의 병이 더 깊어 보였다.
한국에서 모든 것을 훌훌 털어 버리고 와서 미련은 없다고 말하던 ‘옥자 스미스’는 위급한 순간에 한국말에만 반응하고, 그 옛날 익숙했던 음식과 물건들을 찾았다. 홀로 성전환수술을 받으러 가다가 호르몬 약의 부작용으로 중환자실에 들어온 ‘여성이 되려는 남성’은 남들의 비웃음 속에서도 새로운 삶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았다. 300킬로그램이 넘는 고도비만이지만 당신들이 생각하는 불편함 따위는 전혀 없다고 말하는 ‘정상인들 사이의 비만인들’, 약혼자가 총상을 입고 사망하자 15년간 길거리 동냥을 하며 살아가는 여인 등 그들의 삶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
인생이라는 버거운 여정에서 오늘도 꿋꿋이 한 발씩 내딛어야 하는 그들의 이야기가 더 큰 울림으로 다가오는 건 아무리 힘든 삶이라도 그들을 응원하는 단 한 사람이 있었고, 덕분에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살아갈 수 있었기 때문이다. 나와 내 곁을 돌아보게 하는 보석 같은 이야기들, 지금 삶이 버겁고 힘들다면 꼭 읽어 봐야 할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