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용종들에게
나는 슬플 때 내 마음을 들여다보려고 노력한다. 슬픈 이유가 뭔지, 왜 힘든지 알아내려고 애쓴다. 그것이 존재를 잃었을 때, 혹은 아무리 해도 알아낼 수 없을 때 나는 비로소 마음 앞에서 무력해진다.
글을 쓰는 것이 나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가진 명사들을 자석처럼 끌어내거나, 때로는 형용사와 줄다리기를 하며 문장을 채운다. 그 일련의 과정이 습관처럼 남아 지금도 글을 쓴다. 감정이 일어날 때, 마음을 알아내기 위해, 마음 안에 이리저리 불거진 혹에게 말을 건넨다. 대답은 없을지도 모른다. 나는 그저 계속 편지를 쓴다.
마음의 용종들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