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그 여자
G : 여보, A에게서 편지 또 왔소, H씨.
F : A부부가 지금은 어디 있나요?
H : 아마 지금쯤은 태평양 바다 위에 있으리다. 샌프란시스코를 떠나면서 한 편지를 오늘 아침에 받아 보았으니까.
E : 무슨 별 말 없습디까?
H : 여러 감상이 많다고, 샌프란시스코에서 『신한민보』에 이번 당한 자기 기사를 다 본 모양이야.
E : 그래, 보니 어떻다고?
H : 우리에게 미안스럽다고 그랬더구만.
E : 세상이 무서운 줄을 알고 좀 정신 차리라지.
G : 사람이 너무 좋아서.
H : 그래 그 사람 뒤에는 똑똑한 사람이 있어서 늘 일찜을 하여야 해.
E : (좀 비웃는 듯이) 똑똑한 아내 B가 있는데 무슨 걱정?
G : 똑똑하면 이번 사건을 일으켰을까?
- 책 속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