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추억 속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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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나의 부모님은 어린 내가 느끼기에도 다른 가정의 부모님들보다 사이가 좋았던 것 같다. 하루가 멀다 하고 두 분은 두 사람만의 시간을 즐기고자 어린 우리들을 외면하는 날이 잦았으며, 그에 대한 부작용은 고스란히 나에게 넘어와 어린 동생을 돌봐야하는 자유 없는 베이비시터의 삶을 강요받고 있었다.
엄마가 아버지와 신상 영화를 관람하고자 외출하는 날이면, 죽자 살자 목숨 걸고 엄마에게 매달리는 악바리 동생을 엄마는 억지로라도 떼어놓고, 두 사람은 외출해 버리곤 했다. 나는 마치 초상집의 상주마냥 악을 쓰고 울어대는 동생을 온갖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어르고 달래느라 한나절을 다 보냈고, 울다 지친 동생과 달래다 지친 나는 잠시 지쳐서 곯아떨어지곤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