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서향 방
「남서향 방」은 바톤핑크에서 소개하는 메리 E. 윌킨스 프리먼의 세 번째 단편이다. 「루엘라 밀러」는 사이킥 뱀파이어, 「장미 덤불에 부는 바람」과 이번에 소개하는 「남서향 방」은 유령 단편이다. 이 단편들은 뛰어난 고딕 소설로 꼽히는데, 프리먼은 집이나 방 같은 특정 공간에 여성을 배치하고 초자연적인 현상을 결합하는 방식에서 진가를 발휘한다.
미혼인 소피아와 아만다 자매 그리고 이들의 조카 플로라는 뜻하지 않게 대저택을 상속받는다. 이들은 대저택을 유지하기 위해서 하숙을 치고, 네 번째 하숙인을 맞이할 준비에 한창이다. 조상대대로 살아온 이 저택은 유서만큼이나 많은 사람들이 세상을 떠난 곳이다. 새로 하숙을 놓은 남서향 방은 최근에 자매의 이모가 세상을 떠난 곳으로 이 저택에서 가장 크고 좋은 방이다. 그런데 이 남서향 방에 하숙인을 들이면서 문제가 생기기 시작한다.
〈책 속에서〉
“액튼에서 온다는 그 선생님 오늘 도착할 거야.” 언니인 길 소피아가 말했다.
“그런다네.” 동생 길 아만다가 맞장구를 쳤다.
“남서향 방을 주기로 했어.” 소피아가 말했다.
아만다는 의혹과 공포가 뒤섞인 표정으로 언니를 바라보았다. “설마?” 그녀는 머뭇거리면서 말했다.
“설마 뭐?” 소피아가 퉁명스럽게 물었다. 그녀는 동생보다 날카로웠다. 둘은 평균 키보다 작고 뚱뚱했지만 아만다는 군살이 늘어진 반면에 소피아는 탄탄했다. 아만다는 헐렁하고 낡은 모슬린 (무더운 날이었다) 옷을 입었고, 소피아는 풀을 먹이고 빳빳하게 만든 캠브릭(얇고 고운 면사나 아마사로 얇게 만든 흰색의 평직물?옮긴이)을 자신의 위압적인 몸에 두르고 비타협적으로 위까지 호크를 채웠다.
“나는 몰랐지만 그 선생이 그 방에서 자지 않겠다고 할 거야. 해리엇 이모가 얼마 전에 거기서 돌아가신 걸 안다면.” 아만다가 말을 더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