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클 산책
하루가 유난히 힘든 날 엄마는 언제나 산책을 하셨습니다. 가벼운 옷차림에 운동화, 그러나 조금은 어두운 얼굴로 집 밖을 나섰던 엄마…. 산책에서 돌아온 엄마는 한결 밝아진 얼굴로 그녀의 자리로 다시 돌아오곤 하셨습니다.
어른이 되었고, 엄마가 되었습니다. 세 아이와 함께 하는 작고 평범한 일상이 유난히 시시하고 보잘것없이 느껴질 때 엄마가 그랬던 것처럼, 집 밖을 나섭니다.
느릿하고 헐렁한 시선과 걸음으로 동네의 골목과 익숙하고도 낯선 길을 걷습니다. 걸을수록, 작지만 소중한 것이 조금씩 눈에 들어오고 어느새 마음속 어딘가에 그것들이 다정하게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산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면 저 역시 엄마처럼, 비로소 제가 있어야 할 곳에 있게 되었습니다.
산책길에서 만난 벗들을 여러분께 소개합니다. 거친 세상을 힘겹게 살아가고 있다고 느끼는 누군가에게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럴듯한 말’이 아닌, ‘진심이 담긴 사진’으로 위로를 건네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