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도망자의 고백
일본 최고의 사회파 미스터리 작가로 손꼽히는 야쿠마루 가쿠는 흡입력 있는 이야기 속에서 사회적 문제를 다루는 묵직한 작품으로 큰 지지를 얻고 있다. 그런 저자가 이번에는 ‘죄의식’과 ‘진정한 속죄’에 관한 새로운 질문을 던진다. 《어느 도망자의 고백》은 사람을 치고 도주한 뺑소니 가해자와 그로 인해 사망한 피해자 가족이 사건 이후 얽히며 일어나는 사건을 탁월한 심리 묘사와 가독성이 뛰어난 문체로 써 내려간다.
대학생 마가키 쇼타가 친구들과 술을 마시며 늦게까지 놀고 귀가한 밤, 그의 휴대전화에 여자 친구의 연락이 날아든다. ‘지금 당장 날 보러 오지 않으면 헤어지겠다’는 메시지를 본 쇼타는 술이 완전히 깨지 않은 상태에서 운전대를 잡는다. 비가 퍼붓는 악천후를 뚫고 차를 몰고 가던 중 무언가를 치었다는 것을 느꼈지만 공포로 인해 그대로 그곳을 떠난다. 그리고 다음 날, 쇼타는 뉴스를 통해 자신이 친 것이 길을 건너던 노인이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자신의 미래, 가족의 행복, 연인의 웃음……. 죄를 인정하면 영영 잃어버리게 될 것들이 너무도 많았던 쇼타는 경찰에 붙잡히고도 자신이 저지른 일에서 계속해서 눈을 돌리기만 한다. 그러는 한편, 피해자의 남편 노리와 후미히사는 한 가지 ‘결심’을 마음속에 품고 쇼타를 만나러 가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