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죽고 나는 의학자가 되었다
“왜 몸이 자신을 공격할까? ? 내 엄마의 미스터리이기도 하며 어릴 적부터 내가 풀고 싶었던 수수께끼이기도 하다.”
류머티즘으로 엄마를 잃은 열세 살 소녀가 자가면역질환 치료의 새로운 문을 연 의학자가 되기까지
2016년 노르웨이 의학 역사상 가장 큰 제약계약이 이루어졌다. 계약금액은 8억 크로네, 우리나라 돈으로 환산하면 1100억 원에 달하는 액수다. 병원의 허름한 연구실에서 밤낮으로 자기면역질환 치료제를 연구하던 한 여성 의학자의 연구가 드디어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또한 류머티즘으로 엄마를 잃은 열세 살 소녀의 오랜 다짐이 보상을 받는 순간이기도 했다.
이 책은 의사이자 연구원인 저자 아니타 코스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아니타의 엄마는 아니타를 낳고 자가면역질환의 일종인 류머티즘을 앓게 된다. 자가면역질환은 몸이 자기 자신을 공격하는 질환이다. 이는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 자주 영향을 미친다. 어린 시절부터 엄마의 고통을 지켜본 저자는 언젠가는 그 질병의 치료법을 찾아내겠다고 다짐한다.
아니타는 존경받는 의사이자 연구원이 되어 류머티즘 관절염, 루푸스, 다발성 경화증과 같은 자가면역질환 연구에 전념한다. 왜 그토록 많은 자가면역질환이 출산, 폐경기, 그리고 그 이후에 증상을 보이기 시작할까? 자가면역질환이 호르몬 변화와 관련이 있는 걸까? 이는 아니타에게 “내 엄마의 미스터리이기도 하며, 어릴 적부터 내가 풀고 싶었던 수수께끼”였다.
저자의 연구가 성과를 보긴 했지만, 그 과정이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GnRH 억제 효과에 착안한 연구가 지닌 획기적인 성격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의료 산업의 관습적인 문화와 우연한 성차별에 맞서 자신의 아이디어를 위해 싸움을 벌인다. 누구보다 강력한 동기로 무장한 여성 의학자의 놀라운 결단력과 최첨단의 자가면역질환 연구 과정이 빚어내는 이야기가 독자에게 뭉클한 감동과 최신의 의학 지식을 선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