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지하련의 작품 수는 그리 많지 않다. 그러나 지하련의 작품은 세밀한 관찰력과 탁월한 심리묘사, 감각적 내면의 서사 등으로 여성적인 글쓰기가 어떤 욕망을 담고 있는지 현저하게 보여주고 있다. 더불어 지하련의 작품은 파시즘 체제의 파행으로 나라 안팎이 혼란스러웠던 1940년대라는 시대적 의미를 담고 있는데, 그것이 단순히 여성이라는 울타리 안에 가두어지는 것이 아니라 여성으로, 지성인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자문하고 세계를 향한 발견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
저자소개
지하련은 경상남도 거창에서 출생하였고 경상남도 마산에서 성장하였다. 이에 아울러 부유한 집안 환경 속에서 성장하였으며, 여성으로서는 드문 일본 유학을 다녀왔다. 카프 출신 문학이론가 임화와 결혼했다.
1940년 문학평론가 백철의 추천으로 〈결별〉을 《문장》에 발표하며 문단에 등단했다. 〈결별〉을 포함해 〈체향초(滯鄕抄)〉, 〈가을〉, 〈산길〉, 〈도정(道程)〉, 〈광나루〉, 〈종매(從妹)〉, 〈양(羊)〉을 발표하여, 총 여덟 편의 단편소설을 남겼다.
광복 후 임화와 함께 조선문학가동맹에서 활동했으며, 조선문학가동맹 기관지인 《문학》 창간호에 발표한 〈도정(道程)〉으로 이 단체에서 선정한 제1회 조선문학상을 수상했다. 이 작품은 지식인이 계급의식을 깨닫고 실천으로 나아가는 과정을 섬세한 필치로 그리고 있다.
1947년 임화와 함께 월북했다. 한국 전쟁 발발 후 만주에 피난 차 머물고 있다가, 1953년 박헌영 계열이 몰락하면서 임화도 간첩 혐의로 처형당했다. 이후 1960년경 지하련도 사망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