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위화, 모옌과 더불어 중국을 대표하는 현대문학의 거장
한사오궁이 쓴 실험적 장편 소설, 《암시》
노벨문학상 후보로 꾸준히 거론되고 있는 중국 최고의 지성 한사오궁이 쓴 소설 《암시》는 이미지에 관한 책으로, 작가 스스로 새로운 시도라고 밝힌 작품이다. 기묘한 형식과 색다른 주제로 직조된 이 책은 다양한 이미지가 우리 삶에서 어떤 작용을 하는지 탐색한다. 과거의 시간에 갇혀 아무 말 없이 움츠리고 있는 기억 속 이미지는 우리에게 끊임없이 말을 건네며, 무수한 언어 밖 이미지 또한 우리 사회의 정치와 경제, 폭력과 도시화, 그리고 문명의 발전에 개입한다. 작가는 문화대혁명 시기의 온갖 선전과 구호부터 현대의 일상에 이르기까지, 시종일관 사색적인 목소리로 담담히 서술을 이어나간다. 총 4부 112개의 꼭지로 나뉜 이 소설은 오랜 친구 사이의 단순하고 일상적인 화제에서 시작해 어느덧 숨 가쁘고 내밀한 비밀로 나아가는 듯한 신선한 감각을 선물하는 실험적 작품이다.
저자소개
저자 : 한사오궁
1953년 중국 후난성 창사에서 태어났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중국의 대표 작가 위화, 모옌과 더불어 현대 중국 문학의 거장으로 손꼽힌다. 1978년 후난사범대학교 중문과에 입학해 본격적인 문학 수업을 받았고, 1981년 첫 번째 소설집 《월란》을 발표하며 문학계에 데뷔했다. 1985년 《작가》에 기고한 〈문학의 뿌리〉를 통해 이른바 뿌리 찾기 문학이라고 불리는 심근문학을 주창하며 《아빠, 아빠, 아빠》 《여자, 여자, 여자》 《귀거래》 등을 연이어 내놓았다. 1996년에 문화대혁명 시기 농촌 생활 경험을 토대로 한 작품 《마교 사전》을 발표하여 문단에 큰 반향을 일으켰고, 2013년에는 당시 지식청년들의 삶을 통해 중국 근현대사의 명암을 조망한 《일야서》를 내놓았다. 2002년 프랑스 문화부로부터 문예 기사 작위를 받았고, 《산남수북》으로 2007년 루쉰문학상을 받았다. 격동하는 역사 속에 아로새겨진 삶의 의미와 인간의 본질을 묻는 그의 진지한 필력은 중국 현대 문학을 대표하는 거장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준다. 1980년대 이후 내놓는 작품마다 국내외 평론가들의 커다란 주목을 받아왔으며, 현재 그의 작품은 중국어 외에도 영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네덜란드어 등 13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되어 전 세계에서 수많은 독자와 만나고 있다.
역자 : 문현선
이화여자대학교 사학과와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중국 문학을 전공하여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인문연구모임 문이원의 상임연구원으로 고전 재해석 및 다시 쓰기 작업에 참여하고 있다. 《삶에서 앎으로 앎에서 삶으로》 《무협》 《거스르지 않는다》(공저) 《신화, 영화와 만나다》(공저) 《유라시아 신화여행》(공저) 등을 썼고, 《투표합시다》 《마사지사》 《거싸얼왕》 《나는 남편을 죽이지 않았다》 《나, 제왕의 생애》 《모두 변화한다》 《끝에서 두 번째 여자친구》 《행위예술》 《모모의 동전》 《장자를 읽다》 《꿈의 해석을 읽다》 등 다수의 작품을 우리말로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