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모던 하트 (개정판)

모던 하트 (개정판)

저자
정아은
출판사
한겨레출판
출판일
2022-10-07
등록일
2022-11-04
파일포맷
EPUB
파일크기
0
공급사
북큐브
지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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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연애라는 강물이 흘러가면서 주변에 있는 회사, 가정, 사회 등의 디테일을
하나하나 정밀하고 사실적으로 살려낸다.
그 결과 우리 사회의 문제적 단면이라고 할 풍경 하나가 완성되었다.” _은희경(소설가)

제18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모던 하트》 개정판

익숙하면서도 쿨한 대도시,
연인과 직장의 풍속도를 생생하게 그려낸 세태소설!

1996년 제정된 한겨레문학상은 심윤경의 《나의 아름다운 정원》, 박민규의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윤고은의 《무중력 증후군》, 최진영의 《당신 옆을 스쳐간 그 소녀의 이름은》, 장강명의 《표백》, 강화길의 《다른 사람》, 박서련의 《체공녀 강주룡》, 서수진의 《코리안 티처》, 김유원의 《불펜의 시간》, 강성봉의 《카지노 베이비》 등 한국문학의 새로운 지형도를 그린 작품들을 선보이며 오랜 시간 독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았다. 정아은의 《모던 하트》는 2013년 당시 “가벼움과 무거움의 경계, 통속과 품위의 경계, 훈계와 반성의 경계에서 즐거이 줄타기하는 세태소설의 모범 답안” “눈으로 읽고 있지만 귀로 들리는 소설”이라는 평을 받으며, 252편의 경쟁작 가운데 본심 심사위원들의 만장일치로 당선되었다. 무엇보다 우리 주변의 평범한 샐러리맨의 세태를 안정된 문장력으로 생생하게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모던 하트》는 헤드헌터로 일하고 있는 서른일곱 살 김미연의 삶을 통해 대도시 안에서 살아가는 이 시대 연인과 직장의 풍속도를 생생하게 그려낸다. 미연은 학벌이라는 낙인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철저한 계급사회에서 발버둥을 치며 살아간다. 출신 대학에 따라 사람에게 등급을 매기는 묵시적 차별이 회사 조직은 물론, 연애와 결혼 같은 개인의 삶과 내면까지 확고하게 지배하는 현실을 《모던 하트》는 솔직하고 세세하게 묘사한다. 또한 주인공을 둘러싼 가족, 친구들의 이야기를 통해 슈퍼맘의 고충과 그를 둘러싼 관습과 제도의 문제, 세대 간의 갈등 등을 폭넓게 보여준다. 특히 일, 연애, 결혼이 드라마처럼 해피엔딩으로만 끝날 수 없는 비루한 일상을 탁월하게 묘사하며, 속도감 있게 독자들을 이야기 속으로 끌고 들어간다.

“대한민국에서 출신 대학은 낙인이야.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 낙인.”
세속적 욕망 속에서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실시간 대화록

《모던 하트》의 주인공 서른일곱 싱글 여성 김미연은 3년 차 헤드헌터다. 헤드헌터인 그녀 앞에는 더 높은 연봉과 나은 삶을 꿈꾸는 사람들이 줄지어 선다. 쟁쟁한 스펙과 철저한 경력 관리를 통해 신분 상승을 노리는 이들 앞에서 헤드헌터는 기꺼이 첫 심판자가 된다. 그가 휘두를 수 있는 잣대는 학벌 세탁으로도 지워지지 않는 ‘출신 대학’이다. 아무리 그 자리에 맞는 출중한 능력을 갖췄다 하더라도, 학벌이라는 선을 넘지 못한 지원자에게는 ‘훌륭한 인재이지만 우리 회사와는 맞지 않는다’는 탈락 소식만 전달될 뿐이다. 사내 정치에 어둡고 눈치가 그리 빠르지 않은 미연에게 헤드헌터로서의 성과는 멀기만 하고, 후배로 들어오는 20대 직원들의 정보 수집력과 인맥 동원력은 그녀를 더욱 움츠러들게 만든다.
나름대로 치열한 사회생활을 거치면서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는 오뚝이 근성만 남은 미연에게, 로맨틱한 연애는 오래전 얘기다. 썸남과 물고기남, 실속 없는 두 남자 사이에서 긴장감 없는 줄다리기를 하고 있을 뿐이다. 스킨십 없이 만남을 이어가고 있는 썸남 태환. 그가 있는 곳으로 미연은 늘 달려간다. 채식을 하는 그에게 맞춰 음식을 주문하고, 그가 좋아하는 클래식 음악을 검색해서 듣는다. 국내 제일의 사립대학 Y대를 나온 그가 미연에게 먼저 달려오는 일은 없다. 그런 그녀에게, 전화 한 통만 하면 대전에서 서울까지 달려오는 흐물은 지방대를 나와 공사에 다니는 하찮은 남자일 뿐이다. 서른이 넘어가면서 주변 친구들은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살아가는데 혼자 뭔가 엄청난 것을 놓친 듯한 초조함, 대오에서 뒤처져 앞사람들을 영영 따라잡지 못하게 된 것 같은 불안감이 미연을 수시로 덮친다. 그렇다고 그 길로 선뜻 들어서기에는 결혼한 사람들이 다 행복해 보이는 것도 아니다.
미연의 동생 세연만 봐도 그렇다. 세연은 통칭 슈퍼맘이다. 직장을 다니며 두 아이의 양육을 도맡아 하느라 일상이 전쟁이다. 그 전쟁터 아래 홀로 평온한 사람은 ‘서울대 간판’ 하나로 버티고 있는 사법고시생 제부. 변변한 직업 하나 없으면서 자존심만은 하늘을 찌를 듯 높은 그를 볼 때마다, 미연은 분노가 치솟는다. 게다가 결혼한 동생과 친구들은 미연에게 ‘싱글이라 자유로워서 좋겠다’고 말하면서 정작 그 자유를 존중해주지 않는다. 미연은 점점 다른 사람들의 자식을 돌보거나 그들의 결혼 생활 이야기를 듣는 시간이 늘어난다. 심지어 얼굴을 한두 번 봤을 뿐인 윗집 여자의 아이까지 돌봐주다 귀한 주말이 다 지나가기도 한다.
결혼을 했든 안 했든 미연을 비롯한 여러 인물들이 꿈꾸는 것은 ‘주식 대박’ ‘부동산 대박’이다. 인간도 상품으로 전락시키는 신자유주의 시대에, ‘A등급’을 달지 못한 사람은 주식 투자나 부동산 투자 외에는 인생에서 극적인 신분 상승의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모던 하트》는 우리와 너무나 닮은 미연이라는 인물을 통해 “학벌로 번식하고 스펙으로 증식하는 인간들의 냉혹한 정글” 같은 대도시의 풍속도를 세밀하게 그려나간다. 헤드헌터라는 직업의 내밀한 세계를 파헤치면서, 학벌을 따지는 사회에 대한 불만과 불신이 가득하면서도 한편에서는 내 애인, 배우자를 학벌로 재단하며 평가하는 우리의 이중적인 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또한 메신저를 훔쳐보는 듯한 소설 속 인물들의 대화는 실시간 대화록처럼 귀로 들리며 속도감을 더한다. 그 대화들을 들으며 킥킥 웃다가 어느 순간 뜨끔함과 함께 씁쓸한 뒷맛을 느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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